하이닉스반도체의 생산라인 중국 매각이 급류를 타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생산라인 인수를 제의했던 중국·대만계 컨소시엄 조사단 10여명이 당초 12일 실사작업을 위해 방한하기로 했으나 채권단과의 일정조정 관계로 내주초 입국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의 라인 매각 작업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협의 단계에 돌입하게 되며, 유동성 위기로 불거진 하이닉스 사태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번 조사단은 중국 시(市) 정부 관계자와 중국 기업 2곳의 경영·기술담당자, 대학교수·학자 등으로 구성됐으며 한국계 투자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기업과 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중국의 수도철강그룹(Shogang)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단은 당분간 한국에 머물며 이천·청주·구미공장을 방문, 생산현황·설비·기술력 등을 점검할 계획이고 구체적 인수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D램 설계기술 제공은 물론 인력훈련까지 맡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D램 사업 자체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D램 라인의 인수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하이닉스는 범용 칩과 수탁생산(파운드리)에 집중하는 구미공장의 매각을 바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중국은 구미공장을 인수하는 대신 하이닉스로부터 D램 기술을 이전받는 쪽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하이닉스는 노동조합에 구미공장의 매각안을 놓고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매각 가능성이 유력시된 구미공장은 각각 2만1000장(8인치 웨이퍼 기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2개의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공정기술은 0.25미크론에서 1.0미크론이 주로 적용되고 있으나 0.18미크론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하이닉스는 구미공장에서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LCD구동IC(LDI)를 주력생산하고 있으며 파운드리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구미공장은 지리적으로도 떨어져 있는데다 중국측이 곧바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각에서 우선 협상이 되고 있다”면서 “매각금액은 6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철강그룹은 주력업종을 철강에서 반도체부문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며 일본 NEC와 합작법인으로 6인치 웨이퍼를 생산하는 화샤(Huaxia) 등 반도체 제조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수도철강그룹은 오는 2010년까지 제휴사들과 함께 반도체부문에 100억달러의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