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퀄컴 `공동전선` 형성 통신업체 반응-핵심기술 탑재한 칩 개발로 `도전장`

 cdma2000 1x를 지원하는 핵심칩이 국내외 기술진에 의해 개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퀄컴의 지배력 확산으로 독자적 사업영역마저 뺏길 위기에 놓여 있는 경쟁 반도체업체들에도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퀄컴은 최근들어 모뎀칩 분야의 독점력을 앞세워 무선주파수(RF) 관련부품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장비업체에 일괄(턴키)구매토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분야에서 선두였던 RFMD나 맥심, 커넥선트 등도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껴왔다. 또 첨단기술력으로 고주파집적회로(MMIC)를 내놓고도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도 비슷한 처지다.

 RF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이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중간주파수(IF) 변환칩과 송신용 프로세서(Tx), 전원관리칩(PM) 등을 턴키로 공급하고 RF관련 부품을 원칩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며 “한국의 비메모리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퀄컴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수많은 IT업체들의 반독점 투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것처럼 반퀄컴 진영 역시 퀄컴의 아성을 단숨에 허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모토로라가 모뎀칩은 물론 CDMA 토털솔루션을 갖고 있으면서도 퀄컴과의 관계 때문에 북미 및 남미용 단말기에만 적용하고 한국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CDMA칩 기술업체 DSPC를 인수한 인텔도 WCDMA로 사업방향을 급선회하고 있다. CDMA시장에서 퀄컴의 장악력 탓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다수 관계자들은 기술력과 마케팅력만 갖추면 업계 공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승산이 있는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98년 ‘Scom2300’이라는 2세대(IS-95A/B) 솔루션을 내놓고 100여만대에 가까운 단말기를 개발한 노하우가 있다. LSI로직도 cdma2000 1x EV-DO 솔루션과 소프트웨어까지 갖췄고 AMD 등 유수의 업체와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ETRI에서 CDMA모뎀칩을 개발했던 한 벤처기업 사장은 “삼성전자의 CDMA 핵심칩 기술력은 상당히 앞서있고 상용화만 된다면 시장에서 큰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며 “퀄컴과의 계약을 재정립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CDMA 관련칩 개발 현황

 업체=주요 제품=개발 현황

 삼성전자=cdma2000 1x용 모뎀칩=이르면 연말 상용 버전 출시

 LSI로직=cdma2000 1x용 모뎀칩=내달 고객용 버전 출시

 홀리커뮤니케이션(필립스반도체 cdma사업부)=cdma2000 1x 모뎀칩=내년 1분기 출시 예정

 모토로라=IS-95A/B CDMA칩=미국형 단말기에 적용

 인텔=DSPC로부터 인수한 CDMA기술=WCDMA 모뎀칩 개발중

  TI=CDMA 관련 특허기술 퀄컴과 공유=로열티 수입

 아트멜·트라이퀸트=cdma2000 1x용 RF칩=시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