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포항제철·만도에 이어 전통 제조산업에서 전사적자원관리(ERP) 전체 프로세스를 도입, 적용한 대기업이 등장했다.
제일제당(대표 손경식 http://www.cj.net)은 지난 2년여간에 걸친 ERP 시스템 개발·구축 작업을 최근 마무리짓고, 지난달 시범적용에 이어 이번주부터 상용 가동에 들어갔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 매출 2조5000억원 규모의 제일제당은 생활식약품류 대기업 가운데 처음 ERP를 도입·구축한 선례를 남기게 됐고, SAP ERP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 도입사례를 기록했다. 제일제당의 경우 생활식품·생활화학·의약 등 생산 제품군이 다양하고, 품목수가 많아 ERP 구축이 특히 어려웠다는 점에서 이번 상용 가동의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제일제당은 지난 99년부터 그룹 차원의 e비즈니스 기반조성 사업인 ‘디지털신경망(DNS)’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제일제당의 ERP 가동은 이 가운데 1단계 과제로 전사적인 역량이 집중된 사업이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처음 ERP 도입을 시도한 뒤 오라클에서 SAP로 시스템을 변경하는 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그룹 차원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인 만큼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다”고 평가했다.
제일제당은 현재 본사는 물론 공장·영업소·물류 등 전 사업부문을 ERP로 통합, 본격 적용중이며 연말까지는 안정화 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ERP 개발팀 인력 가운데 절반 가량은 현업부서로 재배치돼 교육 및 시스템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장 교육과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ERP가 성공적으로 가동될 경우 공급망관리(SCM)·고객관계관리(CRM) 등 추가 시스템 개발에도 나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모기업인 제일제당의 DNS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CJ39쇼핑과 CJ푸드시스템 등 주력 계열사들로 ERP 구축을 확대해 그룹 차원의 e비즈니스 기반 확산에 나서기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