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종합건설 원수연 사장

 “공장은 쾌적하지 못한 공간이란 사회적 인식부터 고쳐야 우리나라의 제조업이 회생할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 IT)과 전자부품 등 첨단산업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공장환경의 개선은 시급한 문제지요.”

 에이스종합건설의 원수연 사장(52)은 공장도 고급아파트처럼 깨끗하고 멋지게 지어야 성공한다는 모범적인 사례를 남겨 국내 제조업 종사자들의 작업공간 개선과 공단지역의 재개발붐을 일으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원 사장은 지난 90년대 중반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건설업계에 미치는 미묘한 변화의 분위기를 감지했다.

 땅값 상승으로 인한 공장용지의 부족, 도심지에 가깝고도 쾌적한 작업환경을 원하는 근로자와 기업주의 성향 변화를 눈여겨 본 그는 국내에도 선진국형 아파트공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곧바로 주력사업을 민간아파트 건설에서 아파트형 공장으로 전환했다.

 “당시 아파트형 공장은 천장이나 바닥을 콘크리트로만 도배한 공장스타일이 태반이었죠. 우선 건물의 설계디자인을 첨단업종에 적합한 구조로 바꾸고 내부마감재도 일반사무실 수준으로 고급화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고급아파트 같은 공장’은 때마침 불어닥친 벤처붐과 정부의 아파트형 공장 지원정책을 업고 연이어 대박을 터뜨렸고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아파트형 공장의 설계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구로 1단지(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경우 에이스종합건설의 1, 2, 3, 5차 테크노타운 분양이 성공리에 끝난 데 이어 인근부지에 대규모 쌍둥이형 공장빌딩 2개동의 신규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오는 2003년경엔 줄잡아 서울디지털단지내 6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원 사장이 만든 아파트형 공장에서 둥지를 마련하게 된다. 특히 입주사의 80%가 첨단 IT·전자부품업종에 해당돼 구로공단을 첨단생산기지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여의도·강남지역 정보통신업체들이 높은 임차료 때문에 구로의 아파트형공장으로 옮기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공장환경을 바꾸면 그 지역의 산업구조까지 바뀐다는 좋은 사례지요.” 자랑스럽게 설명하는 원 사장은 쾌적한 공장환경도 기업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