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파크를 가다>(10.끝)에필로그

 지난 98년 시작된 테크노파크(TP) 시범사업은 내년말이면 전국 8개 지역 모두 건물을 갖춰 입주하게 된다. 내년말부터 본격적인 TP의 성장확충기에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당초 정부가 TP시범구축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크게 4가지. 국가기술력 제고, 취약한 기술개발 하부구조 개선, 지역기술혁신체제 마련을 통한 지방경제 활성화, 산학연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기술개발 및 투자효율성 제고 등이었다.

 절반 이상의 TP가 아직 건물도 갖추지 못했지만 일단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집적센터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는 TP입주업체들이 세계적 IT경기위축속에서도 그 어느 업종보다 활발히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데서도 잘 읽을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볼 때 지난 3년간 이뤄진 TP시범사업은 일단 몇가지 긍정적인 면을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벤처창업정신을 뒷받침할 든든한 기반을 조성했다는 점이 평가된다. 국가적 기술인프라 확대를 바탕으로 한 선진국형 벤처창업을 유도할 토양을 만든 것이다. 또 기술중심의 지방산업 육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란 당초 취지도 충분히 살려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 역할의 이면에는 장기적 정책 시야 부재 등 몇가지 개선점도 적지 않게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TP건물 입주후의 장기적 TP발전전략 마련이다. 이것이 전제돼야 바이오단지 등 지역별 첨단 특화사업집단과도 교류의 효율화·시너지효과 창출 등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산자부 등은 TP의 핵심역할과 연계지원사업을 날줄로, 각 지역의 특화사업을 씨줄로 삼아 엮어 나가는 도약방안 등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장기 발전전략 부재와 TP 자체의 수익모델이 미비한 상황에서 전환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민관합동의 장기 기획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정대학 중심의 보수적 산학연계, 기업보다 대학에 집중되는 연구비 지원 등의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TP입주기업들의 목소리 가운데는 지난 3년여의 성과를 DB화해 향후 발전방향 모색에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가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외국 유명 TP를 모델삼아 시작한 우리 TP구축사업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TP는 이미 우리나라의 그 어느 산업 관련 집단보다 커다란 희망을 주는 첨단기술의 인프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그만큼 성장해 있다. 따라서 TP운영관계자들도 그간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이 흐름을 결실로 이어가기 위한 독자적인 생존·발전 대책을 마련해 실천해 나가야 한다.

 TP들이 국내 최대의 기술경쟁력을 싹틔우는 토양이자 응집체요, 연계고리로 성장한 만큼 여기에 거는 국민의 기대감도 작지 않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TP내 산학연간 연구성과 및 교류내용의 DB화를 통한 업무효율화노력도 요구된다.

 특히 TP 관련 지원노력이 각 지자체와 과기부·정통부 등간 유기적 협력속에 이뤄질 때 TP는 비로소 신경제의 가장 강력한 산업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것만이 세계 벤처기업의 모태가 된 테크노파크의 성공모델 개념을 국내에 이식해 세계적 벤처의 토양을 만들자는 TP구축의 취지를 살리는 길일 것이다.

 기술집적기업의 모태로 국가경제를 일으킬 새 희망으로 떠오른 테크노파크를 일으켜 힘차게 뛰도록 하는 작업은 이제부터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