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롬 드라이브 `불티`

 전세계 DVD롬 드라이브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 현상을 보이면서 삼성전자, HLDS 등 국내 광저장장치 업체들이 호재를 맞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DVD롬 드라이브 시장은 당초 전년대비 35%의 높은 성장률이 기대됐으나 PC경기 침체 및 이에 따른 저가화, CDRW와의 경쟁 등으로 지난 1분기에는 8%의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로열티 등 원가부담이 높아지자 DVD롬 드라이브 시장에 뛰어든 대만업체들이 DVD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생산을 대폭 줄이면서 그동안 대만업체들이 차지해온 제품생산 물량이 국내업체들에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산업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 HLDS 등 국내 업체들은 생산확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출하대수를 기준으로 60% 가까이 생산량이 확대됐다. 주문량은 더 많지만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제대로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대만 및 일본업체들의 시장 철수, 그리고 DVD롬 드라이브와 CD롬 드라이브의 가격 격차 축소 등으로 소비자 수요가 확대된데 따라 주문량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번달도 주문물량이 늘어나고 있으나 부품수급 때문에 더 생산량을 늘이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DVD제품이 주력인 삼성전자는 DVD수요가 예상외로 부진하면서 최근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이번 수급 불균형이 발생함에 따라 상반기 부진을 하반기에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HLDS도 지난달 생산량이 전달에 비해 40%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HLDS는 “로열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대만업체들의 시장 철수가 이번 수급 불균형의 원인”이라며 “제조 라인을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지 여부에는 의견이 엇갈리면서 라인 증설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윈도XP 출시를 계기로 DVD기능이 강화되면서 DVD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DVD롬 드라이브 단독제품보다는 CDRW나 CDRW와 DVD롬 드라이브 기능이 동시에 지원되는 콤보제품의 DVD시장의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