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보기술(IT)분야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게임·애니메이션 등의 소프트웨어 공동개발과 컴퓨터 주변기기, 인쇄회로기판(PCB), 반도체부품, 교환기 등의 하드웨어 위탁가공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북 IT경협 지원을 위해서는 현행 전략물자수출통제제도의 개선과 함께 SW 공동개발에 따른 북한 인력의 용역대가에 대한 현행 20%의 소득세 및 2%의 주민세 원천징수제의 폐지, 대북 진출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 제도적 지원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북한의 IT산업현황과 남북협력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수준 높은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SW기술분야에 상당한 기술축적이 돼 있으며 특히 음성·지문인식, 암호화, 애니메이션 분야는 세계적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일성종합대·평양전자계산기단과대·국가과학원내 프로그램연구소 등 6개 국가기관에서 주로 개발되는 북한산 SW 중 금빛말·창덕6판·은바둑 등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으로 꼽힌다. 산업용 SW로는 밑뿌리(생산최적시스템), 최량캠(캠설계), 봉화(건축설계), 탐색(원유탐사계획 입안), 만풍호(토지정리설계), 수풍(수력발전 생산계획) 등이 있다.
북한의 HW산업은 32비트급 PC조립생산이 가능한 정도의 비교적 낙후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98년 첫발사에 성공한 광명성 1호에 탑재된 8만개 부품을 자체 생산·조달해내는 등 군사기술과 관련된 통신·항법 등의 HW부문에는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무역협회는 향후 남북간 IT분야 협력패턴이 SW 공동개발 및 HW 위탁가공을 시작으로 △합영·합작투자 △수출거점화·제3시장 공동진출 △인터넷 및 민영화 관련사업 순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만 남북교역팀장은 “북한은 대외경쟁력은 갖고 있으나 상품화가 안된 기술과 제품이 많다”며 “이에 대한 수출사업화를 위해서는 신뢰관계 구축 후 북한을 제3국 수출제품의 생산거점으로 활용, 북한의 대외진출을 지원하는 접근법이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