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의 올해 벤처투자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일부 벤처캐피털들만이 꾸준한 투자활동을 보여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15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벤처캐피털들의 10월 현재 평균 투자실적이 지난해의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벤처캐피털의 경우 10%대의 투자실적을 보이고 있어 벤처기업들이 겪고 있는 극심한 돈가뭄을 실감케 했다.
특히 후발 창투사들의 경우는 올해 투자실적이 1, 2건에 그치는 등 지난해와 비교해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KTB네트워크의 경우 지난해 262개 업체에 총 2992억원을 투자했으나 올 10월 현재 45개 업체에 595억원을 투자하는데 그쳤다. 이 상태라면 연말까지 700억∼800억원을 투자, 지난해 대비 25%에 그칠 전망이다. 이같은 올 투자실적은 거품이 적었던 지난 99년 113건, 1630억원과 비교해도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115개 업체에 1803억원을 투자했던 한국기술투자도 올해 52개 업체에 339억원을 투자하는데 머물렀다. 지난해말 대비 총액기준 10월 현재 투자비율은 18.8% 수준에 그쳤다.
무한기술투자도 지난해 186개 업체에 1214억원을 투자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64개, 372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대비 30%로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벤처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산은캐피탈은 지난해와 비슷한 투자실적을 보였으며 기복없는 투자를 강조해온 LG벤처투자, 우리기술투자 등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투자로 냉각된 벤처투자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183건, 963억원을 투자했던 산은캐피탈은 올 현재까지 123건, 700억원을 투자해 연말까지 지난해 수준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3월 결산법인인 산은캐피탈은 내년 3월까지 추가적으로 7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꾸준한 투자를 표방해온 LG벤처투자는 지난해 투자실적(69개, 744억원)의 40% 수준인 31개 업체에 300억원을 투자했으며 연말까지 지난해 대비 절반 정도의 투자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51개 업체에 464억원을 투자했던 우리기술투자도 올해 20건, 236억원(전년대비 50%)을 투자해 양호한 투자실적을 보였다.
이와 관련, 산은캐피탈의 벤처투자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정문용 영업개발팀장은 “위기가 기회라는 회사 방침에 따라 결산일인 내년 3월까지 투자예상 금액을 12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며 “IMF직후 투자했던 기업들에서 고수익을 얻었듯 올해 투자한 기업들도 고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