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달리는 벤처기업 M&A로 돌파구 찾는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생과 사’의 기로에 선 닷컴 등 벤처기업들이 인수합병(M&A)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15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고 ‘테러와의 전쟁’으로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위기가 고조되자 M&A를 통해 위기를 탈출하려는 ‘벤처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등록기업 중 현금 유동성이 좋은 우량기업들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유망기술을 확보한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적극 시도하면서 벤처M&A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실제 IT솔루션업체인 A사는 200억원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난 7월부터 eCRM 등 e비즈니스 관련 벤처 인수에 전력투구하고 있으며 역시 코스닥등록기업인 B사도 SI분야의 유망 솔루션을 중심으로 인수 대상기업을 찾고 있다.

 조기 IPO(상장)와 시너지효과 창출을 위해 M&A를 모색하고 있는 벤처기업들도 늘고 있다. 애니메이션업체인 C사는 또다른 애니메이션업체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화 캐릭터업체인 D사도 유사업체와의 합병을 통해 조기 IPO를 추진중이다.

 소프트웨어, 시스템통합(SI) 등을 중심으로 한 소형 벤처기업들의 피인수합병 제의도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 99년 대기업 연구원들이 중심이 돼 설립한 E사의 경우 벤처캐피털로부터 6억원 규모의 펀딩을 받기도 했지만 앞으로 자금난을 이겨내기가 힘들다고 판단, 그동안 개발해온 제품(소프트웨어)을 살리기 위해 자금력을 갖춘 동종회사는 물론 사업분야가 다른 기업에까지 피인수제의를 하고 있다. SI업체인 F사는 더이상 저가수주 경쟁에서 버티기가 힘들다고 결정하고 코스닥등록기업 중 자금력이 양호한 업체들을 주대상으로 회사 세일즈에 나섰다.

 김경환 한국기술거래소 M&A사업단장은 “미국은 M&A시장 규모가 IPO시장의 2배 이상에 달한다”며 “우리나라도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으로 그동안 관망만 하던 코스닥등록과 일반 벤처기업들이 M&A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들도 투자기업 중 한계에 달한 ‘닷컴’을 중심으로 옥석을 구분, 살릴 기업은 살리되 그렇지 않은 기업은 M&A나 손실처리 형태로 정리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매출과 실적이 부진하고 수익모델 창출 가능성이 희박한 닷컴기업들 상당수가 연말안으로 M&A시장에 매물로 나오거나 퇴출될 전망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