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게임업계 실적 놓고 `갑론을박`

 게임업계 3분기 실적이 예사롭지 않다. 분기마다 50% 이상의 매출을 늘려왔던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10%대로 주저 앉았고 주요 PC 게임업체들의 매출도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PC 게임업체들은 수요 빈곤으로 고군분투해야만 했다.

 본지 10월 9일자 36면, 10월 11일자 31면 참조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는 경기침체와 비수기인 계절적인 요인, 시장 구조 조정 등이 맞물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케이드 게임시장에 이어 온라인과 PC 게임시장도 포화 상태에 이른 게 아니냐는 다소 섣부른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PC·온라인 게임 성장률 둔화=본지가 집계한 주요 PC 게임업체의 매출 실적에 따르면 3분기 매출 성적표는 올들어 최악이다. 한빛소프트의 경우 3분기에 총 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같은 수치는 올 상반기 분기별 평균매출 190억원에 비해 20억원(10%) 정도 줄어 든 금액이다. 한빛소프트는 디아블로2 확장팩, 하얀마음 백구 등 히트작을 대거 보유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수준에 머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삼성전자 등을 포함, 대부분의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 게임시장은 그나마 PC 게임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엔씨소프트가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다. 그동안 온라인 게임시장은 25% 이상의 고도 성장률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연착륙을 위한 숨고르기=업계는 국내 게임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은 경기침체, 계절적인 요인, 시장 상황 등이 맞물린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데다 시장의 수요 사이클상 3분기가 연중 최대 비수기라는 것. 여기에다 대작타이틀의 빈곤으로 잠재 수요를 이끌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상대적인 어려움일 뿐 시장이 내리막길로 향하는 것으로는 보지 않는 듯한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경우 신생 업체들의 대거 등장해 웹 게임업체들의 유료화, PC방 위주에서 일반 사용자로 수익 구조의 전환 등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아케이드에 이어 PC 온라인 시장도 포화=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특히 PC 게임의 경우 출시 타이틀 수는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대작을 제외하고는 실제 수요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전략 시뮬레이션, RPG 등 마니아용 타이틀 위주로 형성된 국내 게임시장이 한계를 드러내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하는 이가 없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아동용 게임을 비롯한 캐주얼 타이틀 시장 활성화와 마니아층의 새로운 구매 의욕을 촉발시킬 대작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PC방 수요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데다 후발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대거 등장해 베타서비스 형태로 양질의 게임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3분기를 고비로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분위기가 팽배한 실정이다.

 게임컨설팅업체 게임브릿지의 유형오 사장은 “3분기 시장이 올들어 최악이라는 점은 분명하며 4분기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면서 “개별 업체 차원에서는 비디오 콘솔이나 모바일 게임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 수익모델을 다양화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