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FDD, 휴대용 저장장치가 부상할까.

 인텔이 내년부터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를 지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휴대형 저장장치 시장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텔은 최근 컴퓨터의 대표적인 보조저장장치인 FDD의 쓰임새가 낮아지고 있다며 내년부터 이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웬만한 mp3 파일 하나가 플로피디스크 용량인 1.4MB를 훌쩍 뛰어넘는 등 데이터가 대용량화되면서 FDD의 존재가치가 없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텔이 FDD 지원을 중단할 경우 노트북PC나 데스크톱PC에서 FDD가 사라지는 것 역시 시간문제로 보인다.

 휴대형 저장장치업체들은 이처럼 PC에서 FDD가 사라질 경우 휴대형 저장장치가 보조저장장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휴대형 저장장치는 FDD의 수백배에 달하는 저장용량을 제공해 최근 늘어나고 있는 대용량 파일의 저장이나 이동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윈도XP가 외부 디바이스와 연결할 수 있는 여러개의 USB포트와 디바이스 드라이버까지 지원해 휴대형 저장장치를 PC와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해진 것도 휴대형 저장장치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휴대형 저장장치업체들은 십여개가 넘고 출시된 휴대형 저장장치 역시 플래시메모리 기반 제품,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기반 제품, 집드라이브 등으로 다양하다. 휴대형 저장장치업체들은 현재 업체별 매출이 월 수백대에서 1000대 안팎으로 영세한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2, 3배 이상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휴대형 저장장치 시장이 확대되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FDD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원인은 저장용량의 한계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초고속 인터넷의 확산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웬만한 데이터는 인터넷으로 주고받을 수 있어 번거롭게 데이터를 따로 저장해 이동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보통 1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나 최근 확산 추세에 있는 CDRW가 걸림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래픽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 등 꼭 필요한 사용자 이외에 단지 데이터 저장이나 보존만을 위해 비싼 휴대형 저장장치를 구입할 사용자들이 몇이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특히 CDRW와 비교했을때 저장용량이나 가격에 있어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는 점이 휴대형 저장장치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