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계를 움직이는 사람들>(35)SW 품질인증 분야

 소프트웨어(SW) 품질보증은 SW의 품질이 일정한 기준에 부합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SW 품질보증은 유지보수의 비용을 줄이고 고품질의 SW를 개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또 SW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뢰성 향상, 그리고 유지보수에 대한 효율성을 보장한다는 의미도 있다.

 지난 98년 11월 정보통신부가 SW 품질보증 기준을 만들면서 SW 품질보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은 사내에 품질보증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를 만들었으며 SW개발을 의뢰할 때도 평가기관을 통해 SW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보증받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처럼 SW 품질보증에 관한 마인드가 크게 확산된 뒤에는 이 분야에서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여온 숨은 공로자들이 있다.

 SW 품질보증 분야의 기원은 중앙대학교 이경환 교수(61)가 열었다. 중앙대학교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모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 교수는 컴포넌트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컴포넌트의 핵심요소인 SW 재사용과 개발 프로세스 개선, SW 품질관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30, 40대 젊은 교수들과 함께 학계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인력 양성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이 교수의 가장 큰 업적은 ISO/SC7/WG10(SPICE) 표준을 제정하고 한국LTC를 설립한 것이다. ISO제도를 국내에 선도적으로 도입한 것은 물론 국내 산업의 프로세스 개선 활동을 ISO에 보고하는 등 다양한 대내외 활동을 벌였다. 뿐만 아니라 재사용시스템 CARS 개발, CBD에 의한 콘텐츠 개발, 컴포넌트 기반 SW개발 프로세스 개선 프레임워크 개발 등 컴포넌트 기술개발 업적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SW 품질보증 관련 연구 분야의 중심에는 호서대 양해술 교수(49)가 있다. 양 교수는 지난 20여년간 품질 분야에 관한 논문 300여편을 국내외에 발표하고 국제특허 2건과 국내특허 8건을 획득했다. 양 교수는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SW 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강원대 전자계산학과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정교수를 거쳐 현재 호서대학교 벤처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며 SW품질연구소의 소장을 겸하고 있다.

 양 교수는 한국통신의 지원으로 ‘SW 품질보증과 품질평가 자동화 도구의 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품질보증 및 평가체계를 확립했다. 또 해외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던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C/C++ 언어 프로그램 소스에 대한 품질평가 도구(ESCORT)를 개발한 바 있다. 최근에는 패키지SW 품질시험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여 전자통신연구원(ETRI) SW시험센터에서 패키지SW 시험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는 데 핵심적인 기술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양 교수는 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SW 품질관리 심포지엄(SQMS)를 개최해 현재까지 학술위원장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및 SW 공학연구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또 한국SW산업협회 SW공학협의회 자문교수, ETRI SW 시험연구센터 품질인증위원,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품질인증위원, 한국SW 컴포넌트 컨소시엄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의 정호원 교수(45)는 SW품질과 관련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정 교수가 SW 프로세스, 제품 평가와 관련해 공동으로 연구하는 기관은 미국의 SEI, 캐나다의 국립연구소인 NRC, 영국의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 스웨덴의 보라스대학 등이다.

 SW 프로세스 심사 국제표준인 ISO/IEC 15504 표준(일명 SPICE)을 산업 현장의 시각으로 효과와 문제점을 분석하는 국제적인 연구 그룹인 ‘코어트라이얼팀’의 핵심 멤버이고 지난 봄과 여름에는 SPICE 트라이얼의 종합보고서 작성 대표로 활동했다. 또 SEI의 프로세스심사 모형인 CMM을 산업 현장에서 적용에 따른 효과와 문제점을 분석하는 작업도 NRC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러한 기여로 정 교수는 최근 ISO9001의 효과성 평가에 참여해줄 것을 유럽 여러 국가에서 초청받았으며 SEI와 영국의 스코틀랜드의회가 지원하는 SPICE와 CMM 효과성 분석 연구에도 참여할 것으로 요청받았다.

 ETRI SW시험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이상덕 센터장(50)은 78년 시스템 공학연구소 연구원으로 SW와 인연을 맺고 85년부터 88년까지 3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국립과학연구소(SANCST)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전문가다.

 ETRI SW시험센터는 단순한 시험평가 기관이 아니라 ETRI의 전문적인 SW연구 기반을 토대로 업체의 기술발전을 도모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정보통신부를 비롯해 행정자치부·산업자원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인증업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인증제품에 대한 국외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상덕 센터장은 SW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국제무대인 점을 충분히 감안해 향후 베리테스트 등 외국의 인증업체와 제휴해 이들 업체의 인증시험을 대행해줌으로써 국내 SW업체가 해외에서 효과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홍익대 신동익 교수(46)는 국가 정보화사업의 품질보증과 감리 분야에서 쌓은 실전 경험을 기초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신 교수는 고려대 졸업 후 미국 오하이오와 네브라스카 대학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했으며 귀국해서는 한국전산원에서 근무했다. 여기서 많은 공공부문 정보화사업의 감리와 자문의 경험을 축적했다.

 특히 품질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정보시스템감리는 신 교수가 한국전산원 재직시절 제도화를 추진했고 감리인 공인자격증 수립에도 기여했다. 경영정보학회의 운영·편집위원, 한국데이터베이스학회 감사 등의 직책을 맡아 활발히 활동하는 신 교수는 정보시스템감리를 국내에 수립하는 데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핸디소프트의 안유환 이사(39)는 업계에서 학계에 영향을 미치는 보기 드문 경우다. 안 이사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SW 프로세스 관련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ETRI SW 품질보증연구팀장을 거쳤다. ETRI SW 품질보증연구팀장을 5년간 맡으면서 학계 및 산업계의 여러 전문가들과 협조해 프로세스 심사, 제품품질 평가 등의 SW 품질보증 기술을 개발하고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노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핸디소프트의 품질개선을 주도해 ISO9001 인증과 CMM 2단계 인증을 획득하는 데 주역으로 활동했다.

 안 이사는 SPICE, CMM 등의 프로세스 심사 모형, SW 프로세스 모델링, SW 품질평가, 방법론 등에 대한 연구와 이를 사업체에 적용한 경험을 수십여편의 연구 논문으로 발표했으며 정보처리학회 이사, SW 프로세스 심사인협회 이사, 한·카네기멜론 기술교류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이화여대 최병주 교수(42)는 SW 품질분야에 있어 SW 테스팅 분야에 탁월한 연구업적을 이뤄 매년 국제저널과 국제학술대회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 교수는 이화여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전산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95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 교수는 현재 객체지향 SW 개발과 테스팅, EJB(Enterprise Java Beans)를 이용한 컴포넌트 기반 SW개발과 테스팅, 디지털TV 방송을 위한 엠펙 스탠더드로부터의 테스트 데이터 자동 생성, 인터넷 기술에서의 내장형 SW시스템의 검증, 원자력시스템의 인허가 적합성 향상을 위한 검증확인 방법론 연구, XML 기술을 활용한 개발 프로세스의 자동화, SW패키지 시험 기술, 전자상거래의 데이터 품질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상명대 한혁수 교수(40)는 SW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SW개발 프로세스와 사용성 분야의 전문가로 여러 기업의 자문과 관련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한 교수는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를 졸업, 동대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후 미국 남 플로리다주립대학에서 전산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상명대학교 SW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 교수는 작년 말에 프로세스 개선 모델인 CMM을 중심으로 국내 SW기업의 프로세스 개선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 시스템통합기술연구원의 원장으로 취임했으며 실무자 중심으로 자생적인 프로세스 개선 활동을 주도하는 코리아 스핀(SPIN) 그룹을 결성했다. 최근에는 시스템 통합기술연구원 주관으로 제1회 한국 SEPG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국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연구영역으로는 기존의 SW 사용성을 중심으로 한 SW 제품 및 컴포넌트의 품질에 대한 연구와 SW 프로세스 개선에 필요한 메트릭에 관련된 연구가 있으며 SW공학연구회 운영위원과 한·카네기멜론 기술교류협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평택대 정혜정 교수(35)는 SW의 테스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데이터를 SW 모델을 이용해 검정하고 예측하는 분야에 대한 최고 전문가로서 관련 분야에 관한 많은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정 교수는 경북대학교 통계학과를 조기졸업하고 동 대학교에서 SW신뢰도 검정으로 20대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SW공학 전문가다. 현재 리서치·한길리서치·한국산업투자개발의 자문교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정보처리학회 SW 공학연구회 학술위원, 평택시 정보화 추진위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인증심의위원, TTA 정보통신용어표준화 위원, 서해개발연구소 연구위원, 국방대학교 품질보증 분야에 대한 외래강사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정 교수는 대학내 벤처기업의 연구이사로써 평택시, 오산시 등의 지리정보시스템(GIS) 작업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평택시의 기본 정보화 계획을 수립하는 데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개발연구원의 자문위원으로 상권분석, 부동산 투자 예측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수행했으며 수정만 매립 택지개발 사업의 사업성 검토 프로그램 개발 등을 수행했다.

 이외에도 SW 품질인증 학계에서는 부경대 박만곤 교수, 경남대 한판암 교수, 대전대 황선명 교수, 광주대 정문재 교수, 한라대 이종무 교수, 서남대 이상준 교수, 김포대 최상균 교수 등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의 노력으로 국내 SW 품질보증 분야에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학계와 연구소 등의 축적된 기술이 산업계에 이전돼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결실을 맺는 부분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나타나고 있다. SW 품질보증에 관한 연구 성과들이 연구 차원을 벗어나 산업계에 이전되고 활용됨으로써 SW산업의 발전과 대외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학·연이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해 상호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학계, 연구소의 연구 성과가 실질적으로 활용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산업계의 활용 결과가 피드백돼 새로운 연구과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유기적인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최근 대학에 기술이전센터를 개설, 기업 등 기술수요자에게 기술이전을 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점은 산·학·연 협력체계 구축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