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미국 기초연구 수준 도달 한국 2180년께나 가능

 우리나라 기초연구능력이 미국의 90년도 수준에 도달하는 데는 168년 뒤인 2180년, 일본의 98년도 수준에 이르는 데는 70년 뒤인 2068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98년 미국의 기초연구 수준을 1로 볼 때 우리나라 기초연구지수는 0.4068로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OECD 16개 국가 중 10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재단 연구관리팀(팀장 송충한 박사)이 최근 과기부 기초연구 중장기 발전과제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와 OECD 16개국간 기초연구지수 및 시간 격차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나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81년의 우리나라의 기초연구지수는 0.2293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16위를 기록했지만 98년에는 0.4068로 이탈리아의 0.4094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수는 캐나다(0.4394), 스웨덴(0.4331), 네덜란드(0.4271) 등에는 근접해가고 있으나 여전히 일본(0.9414), 독일(0.7220) 등과는 기술 격차가 커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각국 기초연구지수의 발전 속도를 보면 미국이 0.2970으로 가장 빠르고 다음으로 일본이 0.1280을 나타냈으며 한국은 0.0444로 3위를 기록했다. 독일은 0.0403으로 우리나라 다음으로 속도가 빠르다.

 기초연구지수의 발전 속도는 각국간 기초연구의 잠재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의 기술 격차를 상당부분 좁히거나 이들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일본의 경우는 따라잡기가 힘들고 우리보다 발전 속도가 뒤지는 독일이나 프랑스·스페인 등과는 최소 2∼3년에서 길게는 수백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와 주요 선진국간 기초연구지수의 시간 격차를 구체적으로 산출한 결과 미국은 168년 후인 2180년 후에나 90년도 수준에 이를 전망이고 일본의 경우는 70년 뒤인 2068년에 가서야 98년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프랑스의 14년, 독일의 29년, 영국의 14년 후에나 우리나라가 이들의 98년도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연구의 기초연구지수 측정에는 국가의 연구개발역량을 반영하는 총연구개발비, 총연구원수와 기초연구 역량을 반영하는 대학연구개발비, 대학연구원수, 대학연구원 1인당 연구개발비, 미국에서 발간하는 SCI(과학인용색인집) 등재수 등이 변수로 고려됐다. 또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기 위해 국내 총생산에서 총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산입시켰다.

 송충한 박사는 “우리나라보다 발전 속도가 빠른 미국·일본 등과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기초연구능력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연구의 기반을 대형과제 보다는 개인별 연구 위주로 폭넓게 확대하는 것을 전제로 국제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일부 분야에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