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진작위해 특소세 폐지 시급

 미국 테러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의 진작을 위해선 대표적인 가전품목인 에어컨과 프로젝션TV에 부과된 특별소비세 폐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수출과 내수 시장 침체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전업계는 국내 가전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미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에어컨과 프로젝션TV에 대한 특소세의 폐지가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최근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한국냉동공조공업협회를 통해 특소세를 폐지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에어컨과 전기온풍기 등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만큼 특소세를 폐지하고 디지털 신제품이 활발히 개발될 수 있도록 프로섹션TV에 대해서는 잠정세율(15%→향후 4년간 1.5%)을 적용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또한 한나라당 나오연 의원도 지난달 25일 대표발의를 통해 에어컨·프로젝션TV 등 특소세가 부과되는 물품이 이제는 사치성 물품이 아닌 생필품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대표적인 간접세인 특소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폐지해야한다는 골자의 특별소비세법중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이처럼 가전업계는 물론 협회·대한상의·국회 등 각계각층의 여론이 관련 산업발전과 내수진작을 위해 에어컨·프로섹션TV에 부과되는 특소세를 대폭 인하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모아짐에 따라 정부도 특소세 폐지를 위해 관련부처간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특소세가 폐지될 경우 에어컨과 프로섹션TV는 각각 28.06%, 16.32%의 가격인하 효과로 인해 수요가 20∼30%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두 품목에 대한 특소세가 폐지되면 교육세 등 간접세도 크게 인하됨으로써 물가상승 억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업계와 협회가 정부에 제출한 특소세 폐지 건의안에 따르면 에어컨·프로섹션TV는 특소세 대상품목으로 지정될 당시에는 사치성 제품으로 분류됐으나 이제는 생활필수품·문화교육용으로서 더 이상 소비 및 성장 억제의 대상 품목이 아님을 강조했다.

 에어컨의 경우 88서울올림픽 이후 대중화가 급진전돼 지난 12년간 878만대(수입제품 제외)가 보급됐고 기술발전으로 에너지소비효율도 크게 제고돼 대다수 제품이 1등급 제품으로 더 이상 특소세를 부과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

 특히 대미 수출의존도가 30%를 넘는 에어컨 수출이 올해 미국 경기 침체로 전년에 비해 16.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섹션TV도 수요 대부분이 교단선진화를 위한 교육기관과 일부 공공기관 ·기업에 집중돼 있으나 지난해 12월로 교단선진화사업이 완료되면서 판로가 막혀 특소세가 계속 부과된다면 극도의 수요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