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게임업체의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2’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들어 50여종에 가까운 온라인 게임이 발표됐지만 ‘리니지’ ‘포트리스2’ 등 기존 온라인 게임에 가려 대부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미르의 전설2’만은 예외다.
‘미르의 전설2’가 베타 서비스 형태로 일반에 공개된 것은 지난해 8월. 데뷔 당시 이 작품은 일반적인 RPG 장르인 데다 개발사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박관호)의 인지도가 낮아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온라인 게임 마니아 사이에서는 “미르의 전설2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등록 회원과 동시접속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신생 온라인 업체로는 드물게 올해 4월 유료화를 감행했다. 대다수의 게임들이 유료로 전환되면 상당수의 유저들이 이탈하는 것과 달리 ‘미르의 전설2’는 유료화 이후에도 무료 서비스 때에 버금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급기야 이 게임은 10월 현재 가입자 120만명, 동시접속자수 1만3000명을 넘어섰다. 동시접속자수를 기준으로 하면 국내 ‘빅 5’의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15억원, 3분기 2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상위권 온라인 게임업체로 발돋움했다.
그렇다면 ‘미르의 전설2’가 이같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이 게임의 그래픽이 화려하고 섬세하다는 점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 폭의 아름다운 서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배경, 세세한 동작 하나하나에도 정성을 기울인 캐릭터와 몬스터, 실사에 가까운 게임플레이 등이 게이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구현해 다양한 연령층을 유저로 흡수하고 있는 점도 이 게임의 장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미르의 전설2’의 사용자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20∼30대의 비율이 30%를 넘어서고 있다.
게임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다양한 공격기술을 구현하고 있으며 캐릭터들의 개성과 역할분담이 뚜렷한 것도 인기의 비결이다.
‘미르의 전설2’의 인기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9월 국산 온라인 게임 최초로 유럽지역에서 상용화를 시작해 현재 동시접속자수 4000명을 기록하는 등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또 중국에서도 지난달 28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 동시접속자 8000명을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미르의 전설2’가 ‘리니지’와 같은 초대형 히트작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몇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서비스 개시 1년을 넘어서면서 고 레벨 사용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을 충족시킬 만한 아이템, 무공, 사냥터 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게임의 한 사용자는 “레벨이 아무리 올라가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은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으며 경험을 쌓을 만한 사냥터도 부족하다”며 “새로운 사용자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랜 기간 게임을 해온 마니아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충실해야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2월 ‘미르의 전설2’의 그래픽과 아이템, 캐릭터 등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확장판을 내놓으며 인기몰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예상밖의 히트를 기록하며 온라인 게임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미르의 전설2’가 ‘리니지’ ‘바람의 나라’의 아성에 물리치고 온라인 게임 세대교체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