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T모니터가 밝아진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PC모니터로 게임, 사진, DVD, TV 등과 같은 영상물을 감상하는 소비자층이 확대되면서 모니터 및 소자업체들이 모니터 밝기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PC모니터의 경우 워드 등 텍스트 위주의 작업에 적합하도록 휘도가 TV에 비해 절반 수준인 200∼250칸델라(㏅)에 그쳐 동영상이나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니터 포털업체인 디스플레이뱅크의 정택중 팀장은 “PC모니터가 멀티미디어를 감상하는 단말기로 자리매김하면서 TV와 같은 밝기를 요구하는 소비자층이 많아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CRT 밝기를 개선한 제품이 LCD모니터에 밀리는 기세가 역력한 CRT모니터 시장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일부 기종에 적용했던 ‘하이라이트존’ 기술을 이달부터 17인치 및 19인치 전 모델로 확대 적용했다.
이 회사의 하이라이트존 기술은 입력 신호를 전기적인 회로를 통해 증폭시키는 기술로 하드웨어로 구동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전혀 필요치 않고 운용체계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부위의 화면밝기를 밝게 하는 것은 물론 전체화면 밝기를 2배 가까이 증가시킬 수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PC모니터로도 충분히 영화나 멀티미디어 기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구매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CRT모니터 전모델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립스는 라이트프레임이라는 모니터 밝기 개선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국내 모니터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필립스의 라이트프레임 기술이 국내 모니터 시장 진입의 일등 공신으로 꼽고 있다.
더 나아가 아예 CRT 튜브 차원에서 밝기를 개선한 제품도 최근 선보였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최근 기존 모니터용 브라운관보다 휘도는 2.5배, 명암대비비는 15% 향상한 새로운 모니터용 브라운관인 MDT를 발표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 생산에 착수한다.
이 제품은 별도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없이도 브라운관 자체로 밝기를 크게 개선, PC모니터로 DVD나 TV를 TV에서 감상하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 삼성SDI는 “기존 브라운관과 비교해 가격 인상요인이 10% 미만이어서 충분히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며 “많은 모니터업체들로부터 구매의사를 타진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모니터 밝기와 수명과는 반비례한다는 점에서 이 문제 해결여부가 밝기 개선 CRT모니터 보급확산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