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5달러 장벽 무너졌다

 블루투스 산업활성화의 주요 관건으로 지적돼 온 핵심 칩 가격이 마침내 5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외 주요 블루투스업체가 본격적으로 대량양산 채비를 갖추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상용제품 출시가 뒤따를 전망이다.

 다국적 칩 제조업체인 브로드컴은 최근 블루투스 칩을 수십만개 규모로 대량 구입할 경우 단가를 5달러 아래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브로드컴이 칩 가격을 인하키로 한 방침은 얼마전 CDMA업체인 퀄컴이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이동전화단말기용 MSM 칩 시리즈를 출시한 것과 때를 맞춰 블루투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블루투스 칩 업체 CSR(Cambridge Silicon Radio)도 내년 하반기 이전에 5달러 이하 가격의 블루투스 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CSR는 이밖에도 오는 2003년까지 5달러대 원칩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과 CSR 이외에도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인피니온, LM에릭슨텔레폰 등 세계 유수 칩 제조업체가 향후 1∼2년 안에 5달러 아래 가격의 블루투스 칩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칩 가격이 5달러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이동전화단말기나 PDA, PC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정보가전, 네트워크 등 거의 모든 IT 분야에서 블루투스를 탑재한 제품 개발이 구체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업체들은 블루투스 지원 단말기를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은 지난 16일 HP와 블루투스 관련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이동전화뿐 아니라 PC, 정보가전, 홈네트워킹 등 다양한 분야에도 블루투스를 적극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블루투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PC업체나 이동전화업체들이 본격적인 행보를 재촉하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국내도 더 늦기 전에 대량생산 능력을 갖춘 대기업과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관련 제품 개발과 서비스 도입에 재빨리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리 무선통신기술인 블루투스는 이동통신업체인 에릭슨이 4년 전 첫 선을 보인 이래 케이블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이고 저렴한 솔루션으로 주목받아왔으나 고가의 칩으로 인해 상용화가 당초 기대보다 지연돼왔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