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R 테라데이타 사업 10주년

 ‘10년 전 인수한 소프트웨어(SW)가 연간 10억달러(1조3000억원) 비즈니스를 창출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테라데이터 사업을 두고 NCR에서는 이 사업에 대한 재조명 작업과 비전 수립이 한창이다.

 NCR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올랜도에서 열린 2001 NCR 파트너스 데이에서 테라데이터 인수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갖고 테라데이터의 의미와 성장과정 등을 소개했다.

 사실 NCR가 지난 92년 MIT에서 개발된 대용량 DB인 테라데이터를 인수할 때만해도 이 회사 경영진은 테라데이터를 통해 뭔가를 해본다는 생각이 거의 없었다. 단지 당시 판매하고 있던 월드마크 서버를 좀 더 잘 팔기 위한 액세서리 정도로만 인식했다. 이 SW가 NCR의 기존 제품군을 견인하면서 10억달러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줄은 전혀 알지 못한 것이다.

 NCR 테라데이터 사업부는 지난해 9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대부분의 SW업체들이 꿈꾸는 10억달러 매출에 근접했다. 물론 이 같은 매출 내역에는 테라데이터 SW뿐만 아니라 월드마크 하드웨어, 컨설팅, 서비스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지만 테라데이터가 없었다면 이 같은 성공적인 비즈니스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NCR의 평가다.

 즉 서버 분야의 경쟁이 격화되고 마진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월드마크를 내세운 하드웨어 사업에 계속 주력했다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 시장 경쟁에서의 도태도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96년 라스 나이버그 회장이 취임하면서 테라데이터의 비즈니스적 의미를 간파하고 수년 전부터 주력사업으로 설정한 결과, 수익성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월드마크를 비롯한 다른 제품군의 수요까지 견인하는 등 효자 사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기업의 데이터가 점점 많아지면서 이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NCR의 고객 가운데 1테라바이트 데이터를 가진 기업은 지난 97년 1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70개가 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테라급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가진 기업들이 10여개에 이르고 있는 데서도 테라데이터 비즈니스의 잠재성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테라데이터는 NCR 사업의 무게중심을 하드웨어에서 솔루션·컨설팅으로, NCR의 이미지를 박스 제조상에서 기업의 전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로 변환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SW가 창출하는 고부가가치의 의미를 테라데이터가 잘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인터뷰> 라스 나이버그 NCR 회장

 

 ―테라데이터 사업이 1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향후 5년간 사업 잠재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지난 몇 년 동안 테라데이터는 해당 산업의 전체 성장률보다 5∼10%포인트 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정확한 수치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향후에도 이 같은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올 2분기가 전반적인 침체시기였음에도 테라데이터 사업은 신규 고객을 다수 유치하는 등 건실한 구조를 유지했다.

 ―테라데이터를 기반으로 DW, CRM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앞으로 확대할 솔루션 사업은 무엇인가.

 ▲테라데이터는 분석에 기반한 기업의 통합 데이터 백본이다. 따라서 활용영역이 DW나 CRM에 국한되지 않는다. 공급망관리(SCM)나 균형성과관리(BSC)에서도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만큼 테라데이터 수요가 충분하다.

 ―향후 테라데이터의 연구개발(R&D) 방향은 무엇인가.

 ▲DW는 원래 기존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한다는 정적인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 비즈니스 환경은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다 역동적인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의사결정 지원이 필요하다. 이 같은 액티브(active) 개념을 테라데이터에 구현하는데 보다 역점을 두겠다. 지금은 준 실시간(near-real time)이지만 향후에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처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올랜도(미국)=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