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질병이든 사고든 예방을 하자면 우선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고혈압은 90% 이상이 원인을 모르는 본태성이다. 따라서 수인성 전염병을 막기 위해 물을 끓여 먹는다던가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주사를 맞는 등 확실한 예방법이 고혈압에는 없다.
반세기에 걸쳐 고혈압을 포함한 순환기 질환의 역학조사와 학자들의 노력으로 건강한 사람에게서 고혈압의 발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위험인자로 유전·비만·염분과다섭취·운동부족·스트레스 등이 알려졌다.
이러한 위험인자들을 줄이거나 없앰으로서 고혈압 1차예방이 가능하고 합병증을 일으키는 2차 위험인자는 흡연·고지혈증·당뇨병·고령·음주·성별 및 가족력 등이 있다.
△유전:정상부모 사이에서 고혈압 자녀가 생기는 비율은 18%다. 부모가 둘다 고혈압일 때는 46%, 한쪽만일 때는 34%다.
△비만:뚱뚱한 사람에서는 마른 사람보다 고혈압이 많다. 비만고혈압환자의 체중을 10㎏ 줄이면 위혈압 25㎜Hg, 아래혈압 10㎜Hg를 줄일 수 있다. 역으로 말하면 고혈압 소질이 있는 사람이 비만증이 되면 발병한다.
△스트레스:필리핀 사람의 고혈압 유병률은 본토에서는 10%이나 미국 이주자는 25%나 되며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에 의한 혈압은 확장기 혈압상승으로 나타난다.
△소금:에스키모인들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약 4g으로 사람의 필요량 2∼3g, 즉 자연식품함량에 근사하며 이들의 고혈압 유병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반면 하루 30g를 섭취하는 일본 동북부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평균 12g을 섭취하는 일본인보다 훨씬 높다.
△운동:운동량이 적고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무직에 비만증이 많고 혈압이 높으며 농어촌에서 일하는 육체노동이 강한 집단일수록 위혈압이 높고 농번기에 뇌혈관사고가 많다. 즉 운동은 너무 많아도, 또 너무 적어도 고혈압의 발병에 나쁜 쪽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