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서 개발된 인터넷 관련 첨단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한국시장 상륙시기가 갈수록 앞당겨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무선인터넷 등 일부 분야에선 한국이 ‘테스트 베드’로 평가돼 한국에서 먼저 첫 상용화를 추진하는 사례까지 잇따라 등장, 주목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거대시장 중국 진출의 교두보 구축 등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는데다 인터넷 인프라가 비교적 발달돼 있고 유·무선인터넷 통합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추진되는 등 시장성이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차세대 인터넷 장비업체인 6윈드는 최근 한국의 전략적 파트너로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IPv6 ) 솔루션 전문업체인 i2소프트와 IPv6용 라우터의 상용화를 적극 협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i2소프트의 IPv4/IPv6 자동변환솔루션 기술을 접목, 초기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보안인증 및 도메인업체인 미국 베리사인도 최근 다양한 전화번호체계와 도메인네임에 접목한 신개념 도메인 시스템(DNS), ‘이넘(ENUM)’ 프로토콜을 적용한 ‘웹넘(WEBNUM)’을 들고 최근 한국에 상륙했다. 웹넘은 지난 2월 프랑스에서 열린 ‘3GM World Congress’에서 베리사인이 세계 최초로 발표한 기술이다.
CDMA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퀄컴은 무선인터넷 미들웨어 플랫폼 ‘브루’(BREW)를 개발,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서 발표했다. 퀄컴은 현재 지난 8월부터 KTF를 통해 체험단을 모집, 시험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데 시험운영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의 카네기멜론대(CMU) 교수들이 창업한 비비시모는 인터넷 검색결과를 카테고리별로 정리해 보여주는 신개념 검색기술인 ‘클러스터링’ 기법을 활용한 ‘지식검색 서비스’ 모델을 개발, 한국에 진출했다. 비비시모는 이를 위해 가로수닷컴 등과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시장공략을 추진중이다.
이 밖에도 덴마크의 유력 도메인 업체인 스피드네임스가 차세대 도메인 관련 비즈니스컨셉트인 ‘DI(Digital Identity)’를 최근 조기에 한국 시장에 런칭하는 등 전세계에서 개발된 인터넷 관련 최신 기술의 한국 상륙이 부쩍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닷컴위기론에도 불구, 여전히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인터넷 강국으로서 평가받고 있음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최신 기술의 유입이 앞당겨진다는 것은 결국 유무선을 막론하고 국내 인터넷 관련 기술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