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3분기에 매출액과 맞먹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9일 3분기에 본사기준으로 5520억원의 매출에 영업손실액만 53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손실은 1조6200억원이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지난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3% 감소한 것이며 영업손실액은 100%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손실도 2분기 1조5500억원보다 확대됐다.
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부진은 무엇보다 반도체경기 부진과 경기침체로 D램 가격이 약세를 지속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재고자산 평가손실(2690억원), 대손상각비(5460억원) 등을 영업외 비용으로 대거 처리한 것도 실적부진의 원인이 됐다. 3분기 이자비용은 203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과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는 반응이다. 다만 매출액이 당초 예상보다 적었는데 이는 하이닉스가 저가에 재고물량을 대거 처분했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사에 비해 감가상각비 부담이 큰 하이닉스가 EBITDA에서도 이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이자비용 등 경영에 필요한 현금부족이 더 심각해지고 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9월말 기준의 재무상황은 자산 15조7770억원, 부채 11조6950억원이며 회사 경영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금성 자산은 474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현금과 현금 등가물은 1000억원이었고 단기금융상품은 3740억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분기 2880억원과 3780억원보다도 각각 1880억원, 40억원 감소한 수치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총차입금에서 차감한 순차입금은 8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6조5000억원에 비해 1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지난달 14일 채권단 결정에 따라 해외법인 연체 수출환어음(D/A)을 본사 일반대출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후식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실적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부분으로 시장의 주된 관심은 회사의 회생여부에 있다”며 “향후 주가는 실적부진같은 기존의 악재보다는 설비매각과 감산, 신규지원자금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