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벤처기업에 가능한 한 많은 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입니다. 특히 하드웨어 분야보다 e비즈니스·고객관계관리(CRM)·전사적자원관리(ERP)·기업통합(EAI) 등 소프트웨어 솔루션 분야의 성장성 있는 기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20일 한국을 방문한 히타치의 오노 이사오(57)CEO는 한국의 벤처기업 중에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좋은 솔루션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히타치와 협력할 수 있는 분야의 벤처기업을 발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번째 한국을 방문한 오노 CEO는 올해만 2∼3개의 벤처기업에 지분인수 방식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솔루션 전문업체인 3개사와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추가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오노 CEO가 한국 내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고 직접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그는 “LG히다찌를 통해 대상기업을 물색할 계획이며 한국 내 파트너사인 LG전자와도 충분한 협의를 거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히타치와 기업 문화가 유사하고 △히타치의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음은 물론 △경영진의 능력이 검증된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되 LG히다찌를 창구로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노 CEO는 또 “하타치는 현재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을 소프트웨어 솔루션부문으로 확대하기 위해 ‘i.e.히타치 플랜’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IT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미 오는 2005년까지 해외 비즈니스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달성한다는 ‘G40’ 플랜을 수립, 해외 기업과의 사업제휴와 자본참여 등 사업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엑스페리오솔루션사를 인수해 ‘G40’ 플랜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올해와 내년에는 유럽과 중국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투자를 통해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의 연장선에서 투자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노 CEO는 최근 히타치의 한국 내 스토리지사업과 관련해 공급업체간에 대표성을 놓고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 “LG히다찌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역시 모두 히타치의 중요한 스토리지사업 파트너기 때문에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본사 차원에서 HDS코리아 설립 문제가 논의됐는지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