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유통업계 공급권 확보 경쟁 치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유통업계에 공급권 확보경쟁이 치열하다.

 올들어 외국계 HDD 업체들이 국내 유통망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한 이후 마땅히 취급할 품목을 선정하지 못한 기존 HDD 유통업체와 신규 유통업체들이 외국 HDD업체와 잇따라 접촉, 공급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한 브랜드를 놓고 국내업체끼리 서로 공급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해프닝도 빚어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HDD 공급권을 확보하려는 것은 지금 당장은 PC경기가 침체돼 큰 수익을 올리기 어렵지만 PC수요가 뒷받침되면 브랜드 유명세를 타고 영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금화하기도 쉽고 단위 매출이 커서 매출외형을 필요로 하는 업체에는 적격인 아이템이다.

 최근 HDD시장의 변화도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HDD유통에 나서려는 요인이다. 퀀텀은 맥스터에 합병됐고 후지쯔는 데스크톱용 HDD시장에서 철수를 선언, HDD시장 구도가 삼성전자와 시게이트·맥스터·IBM·웨스턴디지털간의 5자 경쟁체제로 전환된 데 따른 영향도 적지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게이트 HDD 대리점의 경우 이미 코오롱정보통신과 PC디렉트·카르마코리아 등 3곳이 있지만 연내에 한 곳 더 선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리점 자격을 확보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물밑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시게이트 HDD는 여러 업체들이 취급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다국적 유통업체의 한국지사인 A사와 얼마전까지 외국 HDD업체의 대리점이었던 D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또 올들어 카르마코리아와 아치바코리아로 유통채널을 이원화한 웨스턴디지털도 최근 대리점을 한 곳 추가키로 하고 국내 관련업체와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HDD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HDD 공급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업체끼리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계약을 하게 되면 이미 공급된 제품에 대해서도 AS가 불가피하다”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