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신탁 관리연합회 출범 의미

 음악 저작인접권을 집중 관리할 신탁관리단체인 음반신탁관리연합회(가칭)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향후 행보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단체의 출범은 그동안 끊이지 않고 발생해 온 음악 저작인접권을 둘러싼 저작권분쟁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소리바다 사태’로 인해 음악계와 저작권 단체가 복마전의 양상을 띠었던 것을 돌이켜 본다면 음반신탁관리연합회의 등장으로 향후 전개될 복잡한 인터넷음악 서비스 분야의 권리관계가 보다 명확하게 규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음악 저작인접권의 양대 축인 지상파방송 분야의 경우 그동안 방송사의 적극적인 권리개념 정립으로 그동안 문제가 없었지만 이를 계기로 새로운 권리관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음반사 입장에선 체계적인 사용료 징수가 가능하게 되며 음악사용자 입장에선 복잡한 권리관계로 인해 벌어졌던 개별사용 승인의 어려움을 해소함으로써 음악사용이 훨씬 쉬워지게 되는 셈이다.

 음악 저작인접권 신탁관리단체 설립은 그동안 음반사들의 끊임없는 요구와 정부의 필요성 강조에도 불구하고 처음 논의가 시작된 이후 무려 1년 4개월 동안이나 지연돼 왔다.

 국내 음반사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음반산업협회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신탁관리 단체 지정을 둘러싸고 첨예한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민간자율을 중시한 정부도 적극 개입을 자제하면서 양측의 합의 시기만을 기다려왔다.

 이 단체의 출범은 양 협회의 갈등 해소이자 전 음반사를 대표할 명실상부한 일원화된 음악 저작인접권창구 마련을 의미한다.

 실제 양 협회관계자들은 이번 단체에 주요 임원으로 반반씩 참여키로 합의했다.

 특히 연합회 회장으로 내정된 서희덕 회장은 음반기획사인 뮤직디자인의 대표이자 한국음악산업진흥재단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으며 양 협회 어느쪽에도 기울지 않은 중용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연예제작자 협회의 백강 이사가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것은 음반산업협회가 소리바다 등 음악 저작인접권분쟁에서 다소 소외됐던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백강 이사는 초기 음반 인접저작권 문제를 연구해온 전문가로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한편 음악 저작인접권에 대한 사용료 및 징수규정안은 내년 상반기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음반신탁관리연합회는 이와 관련해 올해 말까지 사무실을 마련하고 전문인력을 대폭 충원키로 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사용료징수 규정도 마련키로 했다.

 이 가운데 사용료 징수규정안은 한국저작권협회 등 저작권 관련 단체와 협의을 거치고 해외 음악 저작인접권 사례를 참고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안을 마련키로 했다.

 연합회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백강 이사는 “징수규정안은 사용자단체가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따라 전문기관 등에 용역을 맡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