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보름전에 윈도XP 탑재 PC를 출시했지만 이의 수요를 촉진할 게임이나 주변기기, 초고속인터넷 등 많은 제품이 아직까지 윈도XP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윈도XP 판매 활성화에 문제가 적지 않다.
특히 PC업체들은 이러한 호환성 확보 미비가 소비자들에게는 PC불량으로 오인하게 작용, 윈도XP PC의 기피는 물론 결국에는 PC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적극적인 호환성 확보 노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실제 개인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PC 애플리케이션인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한국통신의 일부 모뎀, 하나로통신의 대다수 모뎀 등이 아직까지 윈도XP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통신사업자들은 “윈도XP 정식 출시시점인 26일에는 모든 모뎀이 윈도XP를 지원하도록 일정을 맞추고 있다”며 “만약 이 시점까지 윈도XP를 지원하지 못할 경우 윈도XP를 지원하는 다른 모뎀으로 교체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디지털카메라, 프린터 등 주변기기 제품도 아직까지 윈도XP용 드라이버가 개발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부분 주변기기 제품의 경우 윈도XP드라이버가 없더라도 윈도2000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면 동작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시스템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경고창이 등장, 소비자에게 기기결함으로 오인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게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스포츠게임 업체인 EA의 ‘NBA라이브2001’이나 ‘매든NFL2002’는 아예 실행이 되지 않으며 인기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인 ‘팔콘 4.0’도 실행되지 않는다. 또 ‘레인보우식스’나 ‘피파2001’의 경우 게임이 실행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일부 사운드가 재생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다른 소프트웨어에 비해 유독 게임이 윈도XP와 호환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그래픽카드, 사운드카드, 조이스틱 등의 주변기기가 모두 윈도XP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방에 주로 PC를 공급해온 PC업계 한 관계자는 “윈도XP PC에 게임을 개별적으로 설치하면 DOS게임을 제외하고 대부분 작동하나 여러 게임을 설치하거나 여러명이 게임을 실행하는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면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십, 수백종의 게임이 설치되는 PC방은 당분간 윈도98이나 윈도Me로 PC를 공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 PC업체의 한 관계자는 “윈도XP PC를 개인사용자에게 공급하는 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운영되는 기업이나 게임방 등에는 호환성이 담보되기까지 당분간 공급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XP 테스트 지원 강화방침을 지난 21일에야 발표하는 등 호환성 확보 노력이 부족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측은 “CNB테크를 국내 기술지원 업체로 지정한 데 이어 무료로 윈도XP 호환성 테스트 제공하고 있으며 용산전자상가에 윈도XP준비센터를 마련, 조립PC업체를 상대로 윈도XP 호환 여부를 진단해주고 있다”며 “가능한 한 모든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