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우려했던 대로 반도체 경기의 침체를 그대로 반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침체에도 불구, 정보통신·디지털미디어·가전부문에서 이익을 내고 전체 영업이익에서도 소폭이나마 흑자를 올린 것은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삼성전자의 강점을 다시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정보통신의 호조가 눈길을 끌고 있고 4분기에는 전체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13만원으로 잡았던 박스권 하단을 상향조정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의 침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경기의 침체로 장기간 삼성전자가 반도체분야에서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비관론과 여타 반도체업체에 비해 상대적인 안정세라는 긍정적 평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1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엇갈린 평가속에 팽팽한 보합권에서의 공방을 펼치다 결국 500원 떨어진 16만9500원으로 마감됐다.
3분기 사업별 실적은 반도체부문의 매출이 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 감소했고 △디지털미디어 2조3000억원(전분기 대비 4% 감소) △정보통신 2조2000억원(5% 감소) △생활가전 1조6000억원(26% 감소) △기타부문 5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가 3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정보통신은 3600억원 △디지털미디어 200억원 △생활가전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이와함께 3분기말 현재 부채비율은 46.3%로 전분기의 47%보다 1%포인트 가량 개선됐고 본사 및 해외법인의 차입금은 5조1000억원으로 작년말보다 3000억원이 줄어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3분기말 매출총이익률도 18%에 달해 반도체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업부문의 선전으로 수익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9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반도체 메모리부문의 실적개선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 제고와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플래시메모리 등의 고부가제품의 확대로 안정적 사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스템LSI(비메모리) 부문과 디지털미디어부문 등에서의 분발을 통해 경기침체와는 상관없는 회사의 성장전략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반도체부문에서의 영업이익 감소를 정보통신부문의 프리미엄이 대신해주었다 데 증시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또 앞으로 4분기 전망이 그다지 비관적이지 않다는 데서 다소 위안을 삼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