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이 벤처캐피털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선발 캐피털들로 한정됐던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면서 기존 벤처캐피털들도 공격적인 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는 국내 벤처투자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좋은 업체를 찾기 힘들다는 점과 일부 벤처캐피털들이 해외 투자분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점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에서 가장 확실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은 KTB네트워크다.
이 회사는 지난 90년부터 본격적인 해외시장 투자에 나서 총 31개 업체에 약 3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중 나스닥 직상장 10개, 뉴욕증시 직상장 2개, 주식교환방식 M&A에 의한 상장 6개(뉴욕증시 3개, 나스닥 3개) 등 총 18개 업체가 상장됐다.
현재 14개 업체에 대한 회수가 완료됐으며 4개 상장업체와 11개 비상장업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5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회수가 완료된 14개 업체에 대한 투자 원금은 1300만달러, 매각이익은 8800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자일랜의 경우 38만달러를 투자, 연수익률 700%가 넘는 14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올해도 4개 회사에서 1500만달러(200억원)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한국기술투자도 올해 2개 회사를 캐나다증시와 나스닥에 상장시키며 331억2000만원의 매각 이익을 챙겼다. 이중 나스닥에 상장시킨 실리콘이미지는 10억원을 투자, 32배가 넘는 324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올해도 텔레시스(6억4800만원), 트랜스왑네트워크(3억2600만원) 등 2개사에 9억7400만원을 투자하는 등 현재 9개사, 118억여원에 달하는 투자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LG벤처투자도 현재까지 17개 업체에 140억원을 투자했으나 엑시오커뮤니케이션즈 1개 회사만으로 100억원을 회수했다. 나머지 16개 회사도 현재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막대한 투자수익을 안겨줄 전망이다. 올해도 이같은 투자회수에 힘입어 6개 업체에 43억원의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이같은 성공에 고무된 일부 벤처캐피털들이 해외 투자비중을 급격히 늘려 나간다는 계획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지난 18일 창업 5주년을 맞은 무한기술투자는 중국, 미국, 일본 등 해외투자에 대한 업무 역량을 집중, 향후 5년내에 해외투자비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지난 99년 베이징에 테라소스벤처캐피털을 개소한 데 이어 내년 하반기에 홍콩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실리콘밸리에 지소를 설립한 상태로 현재 언아더월드라는 입체영상 전문 회사를 거점으로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투자은행인 실리콘밸리뱅크와의 제휴를 통해 내부인력의 연수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 성공은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췄음을 증명해주는 증거”라며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