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BT 접목 연구 활발

 국내 산·학·연·관간 정보통신기술(IT)과 생명공학(BT)을 접목한 BIT기술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기존 IT와 BT관련 분야에서 독자 영역을 고집해 온 정부 부처와 국책연구기관·대학·벤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연구개발 활동이 독자 영역의 벽을 허문 퓨전기술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정부 부처를 비롯, 출연연·벤처업체들은 올해 들어 IT에 BT를 접목하거나 BT에 IT를 접목한 공동 연구와 기술 개발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IT와 BT 결합에 이어 나노기술까지 융합시켜 의공학분야는 물론 신의약·생체공학 등 신기술을 창출하는 형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BIT기술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올초 한국방문시 IT를 바탕으로 BT를 결합해야만 기술의 격변기에 적응할 수 있다고 지적한데다 신기술을 통한 신산업 창출만이 국가의 경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인식제고에 따른 것이다.

 과기부는 지난해부터 프런티어 사업인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과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의 세부 과제로 생물정보DB구축과 유전체정보처리기술개발 등을 통해 BT와 IT기술간 접목을 추진중이다. 과기부는 특히 올 초 발표한 생명공학 육성기본계획(Biotech 2000)을 보완, 올해 안에 45억원의 예산을 들여 생물정보학인력양성사업과 생물정보학기술개발사업을 신규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부는 생물학은 물론 IT관련 전공자를 대상으로 게놈정보분석처리기술 등의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한편 특정 기관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연구소와 기관 등을 대상으로 생물정보학 기술개발 주관기관을 공모, 본격적인 BT·IT사업의 접목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능형마이크로사업단은 최근 미소전자기계시스템(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자율주행내시경을 개발, 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시험에 성공했으며 생명공학연구원의 인간유전체기능사업단은 유전자칩(DNA칩) 개발이 한창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정보통신부 정보통신 선도기반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2005년까지 5년간 생명공학연구원·서울대·마이다스시스템 등과 공동으로 ‘초미세 생체신호 통신용 마이크로 소자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 총 130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생체정보 감지 센서 및 영상 처리 분석 기술 △통신이 가능한 휴대형 질병 진단 시스템 △재택용·휴대형 심폐기능 진단 서비스 시스템 △생체신호 통신용 하이브리드 칩 등을 개발하게 된다.

 벤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덕밸리내 ETRI 연구원 출신 벤처기업인 엔솔테크(대표 김해진)는 고성능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IT를 BT에 적용, 국내에서 처음 시스템 공학적인 접근으로 유전자 정보 분석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 분석을 위한 원천기술을 이미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게놈간 상호 비교 분석 기술 및 미생물 게놈 구조 분석 기술을 개발중이다.

 단백질칩 전문기업인 프로테오젠(대표 한문희)은 지난 여름 물성분석 벤처기업인 케이맥(대표 이중환)과 단백질 칩 분석장치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 눈길을 모았다. 이는 BT기업과 IT제조기업간의 본격적인 기술 교류를 예고하는 첫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밖에도 정부는 IMT2000 출연금 가운데 1000억원의 예산을 책정, 올해 안에 IT·BT·NT 등이 필수적으로 접목되는 기술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부처별로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TRI의 이번 원천기술연구소장은 “IT기술과 BT기술간 접목은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현재 추진중인 연구개발 프로젝트 외에도 PDA를 통해 환자의 모든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는 통신모듈과 센서, 휴대형 DNA 분석기 등 개발사업을 구상중에 있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