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서 ‘정보통신―호조, 반도체―침체’가 두드러졌다. 정보통신부문의 호조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수출 증가와 고가 브랜드 전략이 주효했고 본격화되는 국내시장 2.5G 단말기 부문에서 적절히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우려했던 대로 반도체 경기의 침체를 그대로 반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침체에도 불구, 정보통신·디지털미디어·가전부문에서 이익을 내고 전체 영업이익에서도 소폭이나마 흑자를 올린 것은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삼성전자의 강점을 다시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3분기 182억원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을 4200억원이나 기록한 것에는 지분법 평가에 따른 이익과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금감면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의 침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경기의 침체로 장기간 삼성전자가 반도체분야에서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비관론과 여타 반도체업체에 비해서는 상대적인 안정세라는 긍정적 평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1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엇갈린 평가속에 팽팽한 보합권에서의 공방을 펼치다 결국 500원 떨어진 16만9500원으로 마감됐다.
3분기 사업별 실적은 반도체부문의 매출이 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 감소했고 △디지털미디어 2조3000억원(전분기 대비 4% 감소) △정보통신 2조2000억원(5% 감소) △생활가전 7000억원(26% 감소) 등을 기록했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가 3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정보통신 3600억원 △디지털미디어 200억원 △생활가전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기업설명회(IR)을 통해 4분기에는 3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정보통신 부문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TFT LCD도 최악의 상황을 지나 이익확대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시장상황을 고려, 이미 두차례 축소해왔던 반도체부문의 설비투자를 4조원으로 추가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초 계획했던 6조6000억원의 투자비에서 40% 가까이 투자규모를 줄인 것으로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업황이 좋지 않음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또 4분기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1조6000억원 가운데 1조원은 이미 지난 8월과 10월초에 차환발행했으며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차입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반도체부문에서의 영업이익 감소를 정보통신부문의 프리미엄이 대신해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앞으로 4분기 전망이 그다지 비관적이지 않다는 데서 다소 위안을 얻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