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통신기업들이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플레그, AGC, 레벨3, 글로벌크로싱, 홍콩의 아이링크, 싱텔 등 유명 통신회사들이 내년 외국기업들의 통신사업 지분제한 조항의 철폐를 앞두고 국내 IDC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지분확보를 위한 투자 제안에 본격 나서고 있다.
외국 통신회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IDC사업 참여 외에도 회선망사업 등 국내 인터넷서비스분야 본격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IDC업계에 가장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보이고 있는 곳은 플레그와 AGC 등 자금여력이 풍부한 업체들이다. 또 레벨3와 글로벌크로싱 등도 국내 대행사(협력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지분인수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시장 진출을 고려했던 아이링크와 싱텔도 국내 IDC 인수를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외국 기업들에게 우선인수 후보로 꼽히는 사업자 가운데는 H, P, I사 등 중소규모 업체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진출을 추진하는 외국 통신사들은 대체로 중소규모의 IDC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IDC 사업보다 국내 진출 요건을 맞추기 위한 목적이 앞서고 있어 인수금액에서 부담이 적은 중소 IDC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IDC업계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업계가 모처럼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시각이다.
한편, IDC사업자 지분인수를 통해 국내 진출이 유력시됐던 미국의 AT&T와 MCI월드컴 등은 본사 자금난 등으로 국내 진출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올 상반기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와 투자협상을 벌여왔던 엑소더스는 사실상 파산 단계여서 협상 자체가 결렬된 상태다. 또 미국 본사가 파산신청을 낸 한국피에스아이넷은 인터넷회선서비스(ISP) 및 IDC 사업자인 모 대형 통신회사와 물밑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