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매수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미 테러사태 이후 삼성전자 보유물량을 축소했던 외국인들은 이달초부터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 23일 현재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57.45%까지 올라 테러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외국인들은 테러이후 삼성전자 주식 217만주를 순매도, 외국인 지분율이 한때 55%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달들어서는 꾸준한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날 미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42%나 상승하자 외국인들은 23일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34만주나 사들였다. 삼성전자의 이날 외국인 순매수 대금 506억원은 거래소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수 대금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치다.
외국인의 순매수를 토대로 주가도 큰 폭 상승해 테러이후 14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23일 17만4000원까지 올라있다.
이런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기조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더이상 나빠질 것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생각은 있지만 삼성전자가 향후 반도체시장에서 1강을 형성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3분기 실적과 관련, 삼성전자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인식이 국내외 증권사들 사이에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정보통신 부분에 재평가가 이뤄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회사라는 인식으로 여타 반도체주와 비슷한 대접을 받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정보통신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라는 회사에 대해 새로운 가치 평가작업이 시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또 다시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 지분율이 전고점에 육박할 때마다 번번이 재차 하락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과 현재의 영업환경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가 18만원 이상을 평가받기는 다소 부담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