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벤처육성 정책을 내놓고 관련 행사를 펼치고 있으나 구심점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대전시의 벤처지원 정책이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을 주축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특정 분야로 힘을 모으지 못한 탓에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4일 대덕밸리내 연구소와 벤처업계에 따르면 대전시가 최근 대덕밸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대덕밸리 성장을 위한 발전모델을 제시했으나 특화육성책이 여러 분야로 설정됨으로써 자칫 한 분야의 산업도 제대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의 여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대덕밸리에서는 대전시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덕밸리가 지닌 자원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안으로 벤처육성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대전시는 당초 IT·BT산업을 양대 축으로 영상·정밀화학·신소재 등 5대 신산업을 특화 육성, 기술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생산 네트워크 구축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대덕밸리내 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정보통신 관련 연구소를 주축으로 정보통신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연구소에서 분사(스핀오프)된 IT벤처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물·의약산업 육성을 위해 대덕밸리내 생물산업진흥원과 바이오벤처타운, 생물산업 전문대학원, 생물산업고등기술원 등을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7월 열렸던 대전첨단문화산업단지 조성 토론회도 영상산업 육성을 위해 마련한 대전시의 사전준비단계였다.
이처럼 대전시가 여러 분야에 걸쳐 벤처육성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대덕밸리에서는 자칫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이같은 벤처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필수적인데 대전시의 재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은데다 정부에서도 일부 사업 지원을 당초 일정보다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업계 일각에서는 대전시가 벌린 사업은 많은 반면 실질적으로 내실있는 결과물을 내놓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실질적으로 대전시는 내년도 벤처지원예산안을 세우고도 의회 승인을 최근에서야 가까스로 통과시킨 상태다.
정부로부터의 대전소프트웨어지원센터 이관문제도 열악한 재정형편으로 쉽사리 이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덕밸리 관계자들은 “대전시가 이 분야 저 분야로 욕심을 내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철저한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만 하는 시기가 됐다”며 “대덕밸리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덕밸리 마스터플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