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설비투자 축소계획을 발표하자 300㎜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4조4000억원에서 다시 4조원으로 축소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4분기 장비공급을 고대하던 장비업체들이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로부터 사전주문을 받은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달중 300㎜용 화학증착(CVD)장비 2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이번주들어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토대로 투자규모 축소 및 300㎜ 투자연기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주성엔지니어링은 납품예정인 CVD장비가 투자연기 범위에 포함되는지의 여부를 긴급 확인중이다.
이 회사는 이미 수개월 전에 주문받아 제품생산을 마친 상태여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지난 7월 삼성전자 11라인에 300㎜용 장비를 공급했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AMK)는 삼성전자의 투자연기 결정이 자사 4분기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삼성전자가 내년초에 300㎜ 장비를 추가로 발주, 1분기중으로 장비선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 회사는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이 내년도 장비공급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도쿄엘렉트론 역시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들을 인식해 올하반기에 이어 내년 1분기중 대규모로 300㎜ 장비투자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시장상황을 고려해 300㎜ 장비 투자시점을 확정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발표로 인해 1분기 공급계획이 2분기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벨러스코리아는 아직 삼성전자로부터 300㎜ 장비 투자계획을 연기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은 없지만 연기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의 300㎜ 장비투자 계획이 어떻게 변경될 것인지에 정보력을 집중하는 한편, 타 생산라인의 보완투자 계획을 신속히 입수해 적절한 대비책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비업체들 사이에서 삼성전자는 매출부진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처로 작용해왔으나 이번 결정에 따라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며 “내년도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