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D램 반도체에 日, 반덤핑 제소 움직임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이 한국산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미국의 철강 수입규제 조치로 휘청거리는 우리 정부와 산업계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2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NEC·히타치제작소·도시바·미쓰비시전기 등 4개사는 최근 반도체 관계자 회의를 갖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일본에 판매하는 D램에 대해 재무판매가격과 시장점유율 등을 조사, 재무성에 반덤핑과세를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외국산 하이테크 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 일본 반도체 업체가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반덤핑 혐의를 입증하기 힘든데다 실효도 적어 일본 업체들이 실제로 제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반박자료 등을 준비중이다.

 일본 업체에 앞서 미국의 마이크론, 독일의 인피니온 등은 각각 한국과 대만산에 대한 반덤핑 제소와 하이닉스 지원의 WTO 제소 방침을 밝히 바 있으나 아직 행동에 옮기고 있지 않다. 가트너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D램의 점유율은 32.7%(삼성 15.4%, 하이닉스 17.3%) 수준이다. 올해에는 일본 업체의 부진으로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상반기에만 43%(삼성 15%, 하이닉스 28%)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정부는 업체들의 조사 요청이 있으면 사실검증에 들어가며 주장을 인정할 경우 신청일로부터 2개월안에 덤핑 조사에 들어가고 한국 D램업체의 덤핑수출 또는 자국 산업에 대한 피해를 확인할 경우 고율의 관세를 물리게 된다.

 그러나 경제산업성 산하 상무정보정책국 관계자는 “최근의 반도체가격 하락의 이유가 덤핑수출에 의한 것인지 세계적인 수요침체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일본 신문을 통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제소를 추진중인 4개사는 올들어 반도체 경기 악화로 적자 폭이 갈수록 커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반도체 부문에 대한 감산과 임금 삭감, 감원은 물론 라인매각까지 초강도 구조조정 작업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업체의 반덤핑 제소 운운은 그만큼 상황이 악화됐음을 뜻하며 만에 하나 실행된다면 미국과 독일 업체까지 가세할 수 있어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사상 초유의 통상 전면전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표>일본 D램 시장 점유율(단위:백만달러, %)

  순위 매출

 1999년 2000년 1999년 2000년 증감률 점유율

 1 1 하이닉스반도체 658 825 25.38 17.5

 4 2 도시바 434 791 82.26 16.6

 3 3 삼성전자 475 736 54.95 15.4

 5 4 히타치 428 502 17.29 10.5

 6 5 오키반도체 274 308 12.41 6.4

 ※자료:가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