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와 만남]김명진비티씨정보통신 이사

 

 “PC를 포함한 IT산업의 경기침체로 지난해에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올 10월부터는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명진 비티씨정보통신 이사(43)는 최근 비티씨정보통신이 수익기반이 취약한 키보드대신 LCD모니터를 주력 아이템으로 삼아 이 부문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결산법인인 비티씨정보통신은 아직까지 정확한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회계연도에 대략 500억원의 매출과 12억5000만원의 적자를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적자전환은 주력사업이었던 키보드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데다 LCD모니터를 생산하기 위해 금형 및 설비투자를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이사는 “키보드만으로는 안정적인 기업체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 지난해 LCD부문에 과감한 설비투자를 하면서 연 15억원 정도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하면서 결국 적자를 보게 됐다”며 “그러나 사업구조 개편으로 인한 성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초 15인치 LCD모니터를 일본에 첫 선적한 후 올해 말까지 일본 및 중국업체들과 최소 6만여대(1800만달러 어치)의 15.1인치 LCD모니터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특히 일본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져 이번 회계연도(2001년 10월∼2002년 9월)부터는 매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이사는 “LCD모니터 사업이 지난 7월부터 흑자구조로 돌아섰으며 특히 4분기(7∼9월)에는 2억8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체질개선 작업이 빠르게 정착돼 이번 회계연도에는 흑자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비티씨정보통신의 최근 주가는 900원 안팎. 주당순자산가치가 120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낮은 가격이다.

 김 이사는 “이제까지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관리라는 것이 있을 수 없었다”며 “이번 회계연도부터는 좀더 과감한 영업전략과 주가부양책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비티씨정보통신은 정상궤도에 접어든 키보드 사업부문을 분사하는 방안과 LCD모니터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관련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유상증자를 통해 약 230억원의 현금을 보유했고 이 중 100억원 가량을 기업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 이사는 “주력 사업부문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이번 회계연도에는 약 800억원의 매출과 40억원의 순이익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