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희비 쌍곡선, "감원"-"충원"

 경기불황의 여파가 심화되는 가운데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오히려 인력을 대대적으로 충원하는 기업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은 한국HP와 한국EMC·한국IBM·컴팩코리아 등 4개 기업. 이 중 한국HP와 한국EMC는 인력감축을 추진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중이며 한국IBM과 컴팩코리아는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HP는 그동안 ‘HP웨이’를 내세워 인위적인 감원없는 기업으로 유명세를 탔었고, 한국EMC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내세워 사업확대에 심혈을 기울여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벤처붐을 타고 외국계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대규모 인력을 채용했었다.

 한국HP는 올해 들어 본사의 지침을 내세워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까지 50∼100명의 직원을 감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추후 컴팩코리아와의 합병 과정에서 더 많은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특히 경기불황의 여파가 심해 인원감축 프로그램이 지속될 전망이다.

 EMC도 경기하강의 직격탄을 맞은 케이스다. 이 회사는 창립 12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에만 8억2500만달러의 구조조정비를 포함해 9억45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본사 차원에서 전체 인력의 17%인 4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이미 수립했으며, 각국 지사별 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EMC는 희망퇴직 형식으로 40∼50명의 인력을 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한국IBM과 컴팩코리아는 인력을 대거 충원할 예정이다. 한국IBM은 경쟁력 강화 측면이며, 컴팩코리아는 시스템통합(SI) 사업을 확대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이 중 컴팩코리아는 한국HP와의 합병문제가 남아있어 의외라는 반응도 있지만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IBM(http://www.ibm.com/kr)은 올해 안으로 100여명의 신규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자연감소 인력을 충원하는 차원이기는 하지만 사업강화 측면이 더 강하다. 모집부문은 컨설팅·서비스·세일즈·마케팅·소프트웨어 연구소 등으로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동시에 모집한다. 전형방법은 서류심사·필기시험·면접 등으로 이뤄지며 필기시험은 11월 25일 실시된다.

 컴팩코리아(http://www.compaq.co.kr/career) 역시 11월 7일까지 30여명의 신입사원 및 경력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금융·통신·e비즈니스·네트워크 분야의 인력을 뽑게 되며 CRM·DW·유통·금융 관련 컨설턴트와 엔지니어·마케팅담당자·영업담당자 등을 선발한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환경이 다르고 또 어렵다고는 하나 인력감축으로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향후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게 없다”며 “한국HP와 한국EMC는 그동안 구조조정 무풍지대로 이미지업해왔으나 이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