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협회, 회장 구하기 고심

 벤처캐피탈협회가 차기 회장과 부회장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현재의 김영준 회장(LG벤처투자 사장)과 임인주 상근 부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말로 끝나는데 아직까지 마땅한 후임자가 없기 때문이다.

 김영준 회장은 재임을 극구 사양하고 있으며 임인주 부회장도 6년간이나 협회 살림을 맡아온데다, 이제는 젊은 후배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벤처캐피털업계에서 이들의 뒤를 이을 인물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

 회장의 경우 인지도나 이력면에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던 서갑수 한국기술투자 전회장과 이순학 한솔창투 전사장 모두 개인적인 이유로 벤처캐피털업계를 떠났다. 그래서 우리기술투자의 곽성신 사장 정도가 거론되고 있지만 곽 사장은 IT전문투자기관협의회장을 맡는 등 정통부쪽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 중기청과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 중기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벤처캐피탈협회로서는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일신창투의 고정석 사장 등 젊고 유능한 새로운 인물을 찾고 있지만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연륜을 이유로 거절 의사를 표하고 있다.

 후임 회장 찾는 게 업계의 고민이라면, 상근 부회장의 경우는 벤처캐피털을 둘러싼 부처간 경쟁이 될 전망이다.

 관행상 유관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자리를 맡아온 만큼 주무기관인 중기청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산자부나 제3의 정부부처에서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

 정부부처의 산하단체 자리가 인사적체나 퇴임 공무원들의 전관예우용으로 채워진 것은 일반화된 관행(?). 아직 수면위로 부상하지는 않고 있지만 조만간 여러 사람들이 협회 상근 부회장직에 명함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누가 되든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외교섭력과 관련 정부기관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 업계의 현안문제들을 잘 풀어갈 수 있는 인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