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 테마 "옥석 가려라"

 26일부터 지상파 디지털TV 본방송이 시작됨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관련분야와 수혜주 찾기가 활발하다.

 일부에서는 디지털방송을 위한 붐조성이 미흡하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사업초기부터 큰 기대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본방송 개시로 방송산업의 큰 틀이 바뀌게 되고 관련종목의 실적에서도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디지털방송 관련주의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단 전문가들은 시스템운영이나 콘텐츠공급 분야보다는 하드웨어쪽에 수혜 가능성을 높게 부여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25일 하드웨어부문에서도 특히 삼성SDI·LG전자(디스플레이)와 대덕GDS·삼성전기·삼영전자 등의 부품업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TV를 생산하는 가전 3사도 혜택을 볼 수 있으며 방송장비업체인 대흥멀티미디어통신이 위성방송과 케이블TV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경우 실적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방송을 위해서는 여러 장비의 교체수요가 필수적이며 기술력이 미진한 국내업체들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진출이 용이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대표적인 디지털방송 수혜주로 손꼽혔던 세트톱박스업체들의 수혜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다. 휴맥스·한단정보통신 등 국내 세트톱박스업체들이 유럽식(DVB)에 포커스를 맞춰와 국내에서 채택한 미국식(ATSC)과는 거리가 먼 데다 국내 판매망이 부족해 본격적인 수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KDB에 납품이 결정된 휴맥스와 현대디지탈테크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대우증권은 전망했다.

 시스템운영업체가 되는 SBS(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SO인 디씨씨, 미래케이블TV, 한빛아이앤비 등은 막대한 디지털 전환비용과 수입증가 불투명으로 당분간은 큰 기대가 힘들다는 예상이 많다. 김학균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SO의 경우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보다는 설비투자 부담과 제작비 증가로 막대한 투자자금이 필요해 오히려 사업초기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SBS는 디지털방송의 선두주자라는 상징적 의미에서 초기의 시장 관심은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공업체의 수혜도 부분적일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공급업(PP)의 허가제가 등록제로 변경돼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홈쇼핑채널도 2개에서 5개로 늘어나는 등 업체간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도철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수혜는 시간을 두고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KDB의 PP로 선정된 대원씨앤에이홀딩스와 창작 애니메이션의 경험을 갖고 있는 한신코퍼레이션 정도가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