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장기 산업발전 비전 주요 내용

 제조와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을 구가해온 한국경제가 21세기를 맞아 일대 구조전환기를 맞고 있다. 갈수록 제조업의 비중이 떨어지고 서비스업의 비중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70년 10.7%에 불과하던 제조업 비중은 지난해 34.2%로 높아졌다. 하지만 제조업 비중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점점 떨어지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게다가 그동안 한국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전통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고 있는 중국을 지켜보면서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기술산업의 부상과 부품산업의 수출효자 등극=그러나 다행히 산자부가 오랫동안 연구조사를 통해 발표한 산업발전비전에 따르면 향후 한국경제는 전통산업이 맡아온 성장엔진·수출효자역을 신기술산업과 부품산업이 각각 분담해 수행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일반전자부품·통신기기·컴퓨터·생물기술(BT)·환경기술(ET) 등 소위 4T로 불리는 신기술산업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7.7%의 생산이 증가하고 9.2%의 수출이 신장될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5.8%를 훨씬 웃도는 증가율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역시 신기술산업은 지난해 4.5%이던 것이 오는 2005년에는 5.0%로 높아지고 2010년에는 5.4%로 치솟을 전망이다. 표1 참조

 제조업 내에서 신기술산업의 비중은 지난해 35.4%였으나 오는 2005년에는 39.7%로 전통산업 비중을 추월하고 2010년에는 43.2%로 전통산업(36.6%)을 큰 격차로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술산업이 전통산업을 대신한 성장엔진 역할을 한다면 부품산업은 역시 전통산업을 대신한 수출효자로 부상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산업 대부분이 생산과 수출증가율이 연평균 5% 미만이나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데 반해 부품산업은 꾸준한 수출증가로 갈수록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IT에 편중된 신기술산업에 대한 우려=그러나 신기술산업은 지나치게 IT에 편중돼있어 취약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0년 제조업 전체에서 신기술산업이 43.2%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나 이 중에서 반도체·통신·컴퓨터·사무용기기 비중이 37.6%다. 신기술산업에서 IT비중이 무려 90%에 육박하는 셈이다. 자동차·일반기계·전자부품 등 전통산업에 가까운 부품산업군이 어느 정도 안전판 역할을 해준다 하더라도 지나친 IT비중은 통상마찰 등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식기반서비스의 완충역이 관건=신기술산업에 편중된 향후 국내 산업구조의 불안정성은 부품산업과 함께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이 신시장 창출을 통해 일정 정도 완충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표2 참조

 연평균 80% 이상에 달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통신서비스시장과 문화·오락산업의 연평균 10% 이상 신장은 좁은 내수시장을 넓히고 국내 산업의 글로벌화에 일익을 담당할 전망이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지식기반서비스의 발달은 산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신기술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한편 전통산업의 쇠락을 일정 정도 막거나 지연시켜주고 글로벌화를 통한 통상마찰을 최소화시켜주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