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가 여러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특성에 상관없이 무조건 최선의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기불안 등 현실적인 조건에 비춰볼 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도입해 쓰게 될 기업이나 단체·학교 등이 자신들의 조건에 맞게 인터넷전화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추진해야 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실제 사용자의 측면에서 도입이전에 고려해야 할 몇가지 사항을 짚어본다.
◇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전화요금 테이블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낮은 요금을 제시하는 사업자를 택했다간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전화는 실제 사용에서 운용안정성과 통화품질을 보장하는 것이 더없이 중요한 문제다. 경제적인 비용절감 효과에만 집착해 값싼 서비스를 선택했다가 통화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해 “싼 게 그렇지”하는 뒤늦은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기업의 통화용도와 1일 통화량, 주로 사용하는 통화대상 등을 인터넷전화 제공사업자로부터 꼼꼼히 컨설팅받아 그에 맞는 적절하고 알맞은 통화요금을 제시받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일 것이다.
◇인터넷 전용선 등 기본환경이 중요하다=자기 회사나 학교, 단체로 연결된 전용선의 용량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설치된 인터넷전화의 품질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전용선 용량에서 음성데이터인 인터넷전화가 차지하는 공간이 비교적 작다 하더라도 다른 데이터통신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상황이나 지속적인 과부하상태로 전용선이 운용되는 상황에서는 만족스러운 인터넷전화 통화품질을 얻기가 힘들다.
따라서 전용선 용량이 부족한 경우 인터넷전화를 도입하기 이전에 충분한 용량을 증설하거나 다른 데이터와의 흐름을 이중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전화 솔루션 및 장비의 문제에 앞서 연결된 전용선의 용량 및 쓰임새를 정확히 체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내부 부서의 업무마찰에 조심하라=통신비용의 절감이 전사적 요구로 합의된 상황이라면 별문제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문제발생의 소지가 있다. 우선 총무 등 업무경비를 총괄하는 부서에서는 인터넷전화 사용을 적극적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겠지만 통신 및 사내기반시설을 전담하는 부서에서는 이 일이 마냥 반가운 일일 수만은 없다. 인터넷전화 도입이전에 회사내 연관부서 입장을 종합적으로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인터넷전화가 설치된 이후에도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인터넷전화를 도입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득보다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일이다.
◇전체 직원수 및 최대통화 집중에 맞춰 포트를 결정하라=전체 직원수나 업무중 통화행태 등을 분석해 그것에 알맞은 장비를 선택하지 않으면 포트수가 너무 많은 장비를 들여와 필요도 없이 포트를 놀리거나 설치된 포트수가 모자라 장비를 더 들여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전화 동시접속 포트수는 잠재이용자수의 10% 가량으로 잡는 것이 상례다. 예를 들어 100명의 직원이라면 10포트면 되고, 500여명의 직원이라면 최소 50포트는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정확한 계획에 따라 포트수를 결정하고 그것에 알맞은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쓸 데 없는 장비도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현명한 길이 될 것이다.
◇모든 통신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구석이 있다=경제성과 완벽한 통화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길은 없다. 특히 경제성쪽에 무게를 둔다면 일시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통신서비스 상황은 충분히 생길 수 있다. 이를 두고 “싼 게 비지떡이지”하며 침소봉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일반전화에도 불통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전화라고 해서 그러한 서비스 불안정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인터넷전화 사용기간 중 특정 서비스 품질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무조건적인 인터넷전화에 대한 불신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서비스사업자와 공동대처하거나 장비업체의 업그레이드 및 기능보완을 요청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