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쇄회로기판(PCB)으로 부각되는 내장형(임베디드) PCB가 국내에서 조만간 상용화될 전망이다.
임베디드 PCB는 PCB 회로 내지 표면 위에 저항·콘덴서 등 전기신호부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제품으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비롯한 주요 정보통신기기용 기판에 적용될 차세대 PCB다.
이 임베디드 PCB가 상용화되면 현재 전자제품용 PCB에 무수하게 탑재되는 저항·콘덴서·인덕터 등이 거의 사라지고 덩달아 전자제품의 소형화·저비용화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마이크론테크놀로지·NEC 등 반도체업체와 지멘스 등 통신기기업체들이 최근들어 그동안 연구실 차원에서 검토한 임베디드 PCB의 개발을 국내 PCB업체에 의뢰, 상용화 시기가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 PCB업체 관계자는 “외국업체로부터 메모리모듈에 임베디드 기법을 적용해 제작해줄 것을 최근 요청받았다”면서 “이르면 내년 후반기께부터 임베디드 메모리모듈 기판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고주파(RF)부품용 전문 PCB업체 관계자도 “샘플용이긴 하지만 저항·콘덴서 기능을 PCB 회로에 설계한 임베디드 PCB를 제작, 납품한 적이 있다”면서 “비용압박에 시달리는 이동통신기기업체를 중심으로 임베디드 PCB의 사용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저항 등 전기신호부품을 PCB 회로 내지 표면상에서 처리할 경우 세트의 크기를 30% 이상 축소할 수 있는데다 제품단가도 20% 이상 절감할 수 있어 세트업체들이 임베디드 PCB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현재 임베디드 PCB용 원부자재 및 생산기술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아 세트업체들이 본격 양산품에 적용하는 것을 주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임베디드 PCB 기법은 카본페이스트 등 저항성분을 지닌 페이스트를 PCB 표면에 도포하는 방법과 저항성 특수 폴리이미드를 이용, 노광·현상·박리공정을 거쳐 저항회로로 설계하는 기법 등이 주로 연구되고 있다.
“이 중 본격 임베디드 PCB 공법이라 할 수 있는 특수 폴리이미드로 저항 등 전기신호처리기능을 대신하도록 하는 임베디드 PCB가 차세대 PCB 기법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한 전문가는 설명하면서 “오는 2003년이면 임베디드 PCB가 범용화돼 세계 전자부품시장에 일대 변혁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