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도체기업 인텔의 경영권 인수비용이면 코스닥시장 전체 등록기업 경영권을 6번 이상 인수할 수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지난 23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코스닥등록법인 561개사(뮤추얼펀드, 우선주 제외)의 경영권 인수비용(주식 50%+1주)을 조사한 결과 인수에 드는 비용은 총 17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기준 인텔의 시가총액이 218조6000억원(환율 1300원)임을 감안할 때 인텔사의 경영권 인수비용이 코스닥시장 전체 등록기업 인수비용의 6.24배에 달한다.
코스닥증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한 기업의 시가총액이 한 나라의 벤처 주식시장의 6배가 넘는다는 것은 국내 증시의 허약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하에서 국내 주식시장 전체 규모가 일본 통신기업인 NTT의 기업가치에도 못 미쳤던 것과 같은 꼴”이라고 말했다.
또 이같은 금액은 올해 코스닥지수가 최고점(87.65)에 달했던 지난 2월 20일에 비해 10조2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최근 주식시장의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코스닥등록기업 중 인수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기업은 KTF로 9110만주 인수때 3조1000억원이 소요되며 LG텔레콤은 4위로 1억566만7000주를 인수하는데 5695억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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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근 결산한 당기순이익보다 인수비용이 적은 기업도 있다. 1년간 벌어들인 이익으로 자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남는다는 얘기다. 우리기술투자, 한미창투, 무한기술투자, TG벤처, 한국기술투자 등 대부분이 벤처캐피털들로 벤처기업 주가와 관계가 깊은 업체들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