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기술(IT)·나노기술(NT)·바이오기술(BT) 등으로 융합된 퓨전기술이 21세기 유망기술로 급격히 부상하면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이에 맞게 조직개편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더욱이 일부 출연연은 연구수행과제를 민간 연구기관과 차별화하기 위해 대형과제 중심으로 바꾸기로 하고 기존 과제별로 나뉘어 있는 팀제를 통폐합하기 위해 본격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열유체환경연구부·환경설비연구부·자동화연구부·구조안전기계연구부·신교통기술연구부 등 5개 전문연구부 체제를 유지해온 한국기계연구원은 앞으로 NT와 BT 등이 핵심산업으로 부상, 과학기술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고 이에 맞게 조직을 IT·BT·NT 등이 접목된 연구시스템으로 전면개편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기계연은 우선 연구 분야를 크게 나노생산기계·환경친화기계·지능형기계·첨단구조재료·신기능재료 등 5개 분야로 나누기로 하고 이에 따른 조직구성의 구체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내년부터 네트워크슈퍼컴퓨터(NSC), 차세대 무선LAN 기술 및 4세대 이동통신 원천기술과 IMT2000용 핵심기술, 스케이러블 테라액세스시스템 , EAL5급 정보보호시스템, 스마TV 등 5대 대형 국책기술개발사업 중심으로 연구체제를 개편하기 위해 조직개편 실무진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ETRI는 그동안 출연연이 소형과제 수행에 매달려 국민경제의 파급효과가 반감됐다는 판단에 따라 안정적인 연구 분위기 조성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으로 이같이 조직 자체를 대형과제 위주로 개편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5년 전부터 1∼5명 내외의 팀 중심 소과제 위주로 인력이 분산된 단점을 보완, 10명 내외의 연구실 개념으로 조직 자체를 수술하고 연구소간 팀 통폐합을 단행할 계획이다.
현재 유사 과제가 많은 원천기술과 회로소자 등 컴퓨터 분야와 무선 및 IMT2000 분야가 조직 개편 1순위로 부상하고 있다. 무선의 경우는 디지털방송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고 IMT2000은 제4세대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아예 독립조직으로 갈 것인지 통폐합할 것인지 검토 중이며 인터넷서비스연구부 등은 이미 폐지하고 콘텐츠연구부로 일부 연구업무의 방향을 새로 설정하고 조직명을 바꾸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99년 현장 중심의 전문위원시스템으로 조직을 바꾼 한국과학재단은 최근 한국과학문화재단으로부터 8000억원에 달하는 과학기술진흥기금을 이양받아 운영하게 됨에 따라 기술진흥실을 새로 신설,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한편 내년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생명연구원·기초과학지원연구원·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소 등은 조직개편을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