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과학기술정책기조의 확립과 종합적이며 체계화된 지원을 하는 데 중추가 될 과학기술기본계획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정부안을 마련중인 과학기술기본계획추진위원회는 최근 기본계획을 10개 부문으로 나눠 세부적인 추진과제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과학기술기본법에 의해 5년마다 마련되는 과학기술기본계획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과학기술관련 계획과 시책 등을 종합한 기본계획이다. 기본계획은 과학기술의 발전목표 및 정책의 기본방향, 연구개발의 추진 및 협동연구개발 촉진방안, 기초과학진흥방안, 과학기술의 국제화 촉진방안 등을 포함하게 된다.
과학기술기본법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기본계획에 따라 연도별 시행계획을 세우고 추진토록 규정하고 있어 과학기술기본계획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향후 5년간의 기본계획을 담고 있는 이번 계획은 정부의 과학기술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첫 단추여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기본계획추진위원회는 다음달 8일 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안을 마련, 이를 12월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하고 정부계획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과학기술기본계획추진위원회가 마련하고 있는 과학기술기본계획의 부문별 윤곽은 다음과 같다.
◇과학기술투자부문=연간 약 10∼11% 수준의 정부연구개발비 증가로 2002년 4조9000억원, 2003년 5조4000억원, 2004년 5조9500억원, 2005년 6조6000억원, 2006년 7조3000억원 등 5년간 총 30조1500억원의 예산이 투여될 전망이다. 미래유망기술분야인 5T분야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감안, 분야별 발전전망에 기초해 적극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미래유망기술연구부문=IT·BT·NT·ST를 미래유망기술분야로 선정, IT의 경우 4세대 이동통신기술·테라비트 광통신기술·지능형 정보처리기술·지능형로봇 등을, BT분야에서는 생명공학기반기술과 보건의료생명공학을 미래를 이끌 중점과제로 정했다. 또 NT분야에서는 나노소자 및 시스템기술개발과 나노바이오보건기술이, ST분야에서는 항공기술개발사업과 우주기술개발사업이 중점과제로 선정, 지원이 이루어진다.
◇산업개발진흥부문=반도체분야의 경우 반도체기반기술개발사업, 시스템IC기반기술개발사업, 전력용 반도체 개발기술사업 등이 추진되며 정보통신분야에서는 밀리미터파 대역회로 설계·제작기술, 차세대 대용량 정보저장장치의 개발, 슈퍼지능칩 및 응용기술개발사업이 진행된다. 또 디지털·전자분야에서는 최첨단 전자정보디스플레이 개발사업, 디지털방송장비 개발사업, 실감형 3차원 정보단말기 기술사업 등이 추진된다.
◇과학기술인력부문=대학교육의 질적수준 및 현장성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대학의 특정분야에 대한 기업의 기부를 활성화하며 복수전공, 부전공 및 학제적 과정의 확대를 추진한다. 과학기술영재의 체계적인 발굴과 육성을 위해 과학영재의 판별 및 발굴시스템을 구축하며 미취학아동을 위한 과학영재센터 운영 등 과학영재 육성시스템을 체계화한다. 이와 함께 여성과학기술인력의 확보 및 활용을 장려하며 병역특례제도를 통한 과학기술인력을 지원한다.
◇과학기술국제화부문=국제공동연구사업을 더욱 확대하며 외국 연구기관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허용한다. 해외 우수 과학기술인력의 유치 및 국내인력의 해외진출을 강화한다. 또 해외 연구기관의 국내유치를 촉진하며 해외 유수대학에 코리아리서치센터(KRC)를 설립하고 국내인력을 파견한다. 이와 함께 남북과학협력강화를 위해 체제 및 관련제도를 정비하며 국가표준 상호인정체계를 구축한다.
◇민간기술개발지원부문=민간기업의 핵심기술개발능력 향상을 위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확대하며 부품·소재기업의 전문화와 대형화를 지원한다. 또 연구개발투자유인을 위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차등적용하며 연구 및 인력개발준비금 적립한도 및 사용기간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연구성과의 이전 및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법·제도를 확립하며 기술거래정보DB구축, 해외기술이전망 구축, 전문가양성 등 기술거래 시장기반을 구축한다.
◇과학기술인프라부문=연구개발장비·시설고도화를 추진, 2006년까지 국립대학의 실험·실습기자재를 100% 확충하며 전국 22개 대학의 공동실험실습실관당 1000만달러의 장비를 확보한다. 과학기술정보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가차원의 선도적 기능을 강화하며 바이오인포매틱스 시스템구축 및 유전체정보센터를 운영한다. 과학기술 및 지식정보력의 확충을 위해 지적재산권제도를 확립한다.
◇기타 부문=정부는 이밖에 공공복지연구개발부문에서는 풍부한 전통약물정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지원, 신약을 개발키로 했다. 또 개인 및 소규모 연구팀 지원사업, 세계적 선도과학자 지원사업, 신진과학자 지원사업(기초과학진흥부문)과 과학기술단체 및 과학기술자의 과학기술문화활동 강화, 초중등학생 과학기술 체험활동 강화, 과학기술 평생교육의 활성화(과학기술문화부문) 등을 중점 추진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