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사태 이후 무선통신서비스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유선통신서비스주에 대한 증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통신·하나로통신·데이콤 등 유선통신서비스주들은 그동안 악재를 주가에 반영시키면서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증권시장에선 지난주말 550만주(6.2%)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SK텔레콤이 4.65%(1만1000원) 상승하며 통신서비스주를 이끈 가운데 유선통신서비스주의 강세현상이 두드러졌다. 유선통신서비스주의 대표주자인 한국통신이 전날보다 3.19%(1500원) 상승한 4만8450원으로 마감된 것을 비롯해 하나로통신과 데이콤도 각각 1.63%, 1.11% 상승했다. 하지만 무선통신서비스주인 KTF는 0.69% 하락, LG텔레콤은 0.37% 상승에 그쳤다.
통신서비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주가상승폭이 작았던 유선통신서비스주들이 무선통신서비스주와의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보유 지분매각에 대한 부담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통신은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 기간동안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13.4%) 가운데 3∼4% 정도를 매도해 정부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한국통신이 내년 대량의 정부지분 매각을 앞두고 자사주 매입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발표는 낙폭이 컸던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한국통신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로 인한 매출증가와 함께 장비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개선도 예상된다”며 “또 추진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정보기술(IT)업체와의 전략적제휴 또는 지분매각(15%)이 가시화될 경우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G전자로부터 602만8000주를 매입한 CSFB의 매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데이콤도 전기를 맞고 있다. CSFB가 물량 중 상당부분을 이미 매도한 데다 최근 데이콤의 주가하락으로 추가매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30일 발표할 예정인 구조조정 성과에 따라 향후 주가향방이 엇갈릴 전망이다.
취약한 재무구조 때문에 통신서비스주 랠리에 동참하지 못한 하나로통신도 제일제당 보유 드림라인 지분인수 추진 등으로 모멘텀을 찾아가고 있다.
통신서비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유선통신서비스주들은 악재가 주가에 반영된 데다 무선통신서비스주의 상대적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모멘텀을 찾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유선통신서비스주가 주가를 짓눌렀던 악재(한국통신-정부지분 매각, 데이콤-구조조정 성과, 하나로통신-취약한 재무구조)를 해소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