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科技한국` 개도국에 심는다

 정부 출연 연구소가 개도국 과학기술인력 육성사업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연구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전기연구원·해양연구원 등 정부 출연연은 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등 개도국의 과학기술인력을 초빙, 교육을 실시하며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해당 국가에 전파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벌이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개도국과의 과학기술 교류협력 확대는 물론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개도국의 우수 과학기술인력을 국내에 유치하는 계기를 삼는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박호군)은 지난달 10일 국제R&D아카데미를 개원하고 개도국 전문기술인력 양성에 나섰다. 이 아카데미에는 베트남·중국·태국·인도·러시아 등 5개국에서 선발된 21명이 KIST의 연구 활동에 직접 참여해 현장실습과 이론교육을 받는다. 교육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에게는 KIST와 유관 정부 부처에서 인정하는 석·박사 학위가 수여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원장 강광남)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9일까지 7주 동안 인도네시아 과학기술 공무원 36명을 대상으로 인적자원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STEPI는 이들 공무원에게 국내 과학기술정책과 연구개발관리의 경험을 인도네시아에 전수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3년째 실시하고 있는 한국전기연구원(원장 권영한)도 올해 5월에는 베트남, 6월에는 캄보디아, 7월에는 인도네시아 엔지니어 인력과 전력정책 담당자를 초빙해 2주간 전력시험설비 운용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기연구원은 내년에는 이 프로그램의 대상국을 확대, 1과정에 참가하는 국가를 약 10개국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 94년부터 개도국 대상 교육을 진행한 해양연구원(원장 한상준)도 지난달 15일부터 중국·필리핀·태국·스리랑카 등 10개국 18명의 환경 전문가를 대상으로 해양 환경보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3일까지 계속되며 해양 오염 시료 채취 및 분석방법에 대해 강의 및 실습이 진행된다.

 KIST 국제R&D아카데미 운영위원회의 김유승 위원장은 “기존 우리나라의 인력교류사업이 개도국의 인력을 유치, 활용하는 방식이던 점을 감안해볼 때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은 국내 과학기술기관들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국내 과학기술의 국제화 및 해외 우수인력 유치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