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형 잉크카트리지를 사용하면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까 없을까.
색상별로 잉크카트리지가 분리돼 있어 다 쓴 잉크카트리지만 교환해 쓸 수 있는 잉크젯프린터가 있따라 출시되면서 이의 비용절감 효과에 대한 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잉크젯프린터에 대해 갖는 가장 큰 불만은 4만∼5만원대의 비싼 잉크가격. 두세번 정도 잉크카트리지를 교환하면 웬만한 프린터 구입 비용을 넘어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잉크카트리지 가격은 비싸다. 프린터업체들의 정품 사용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재생잉크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많이 선보이고 있는 분리형 잉크카트리지 프린터는 바로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에 호소하고 있는 제품이다.
롯데캐논(대표 김대곤)은 지난 99년 말 이후 대부분의 잉크젯프린터를 분리형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한국엡손(대표 다카하시 마사유키)도 최근 비즈니스용 잉크젯프린터에는 분리형 잉크탱크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분리형 제품이 일체형 잉크카트리지를 사용하는 제품보다 잉크절약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일체형 잉크탱크 방식을 사용할 경우 한 색상의 잉크카트리지만 떨어져도 전체를 갈아야 하는데 반해 분리형 잉크탱크를 채택한 프린터는 다 쓴 잉크만 1만∼2만원대의 새로운 잉크카트리지로 교환하면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 롯데캐논 관계자는 “검정색이나 노랑색 등 특정색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특히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HP(대표 최준근)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분리형 제품의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며 당분간 분리형제품 출시 계획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컬러 인쇄시 대부분 여러가지 색을 섞어서 컬러를 표현하기 때문에 한가지 색상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는 현장조사나 설문조사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잉크카트리지와 프린터헤드가 분리돼 있어 잔고장을 일으키기 쉽다는 것도 지적사항 중 하나다.
일체형 제품과 분리형 제품중 어떤 것이 비용 절감면에서 우위에 있는지에 대한 절대적인 비교는 힘들다. 소비자들의 사용 행태나 사용 환경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HP나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비용절감 효과가 적다고 지적하면서도 분리형 제품 출시 계획에 대해 ‘당분간 없다’고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그같은 이유 때문이다.
결국 분리형 잉크카트리지 채택 프린터에 대한 평가는 실제 사용자인 소비자들의 몫으로 남을 것 같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