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코스닥등록 정보기술(IT)기업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한류열풍’의 고조와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영화들이 늘어나면서 최고의 ‘붐’을 이루자 너도나도 이 방면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스닥등록 IT기업의 경우 지난해까지 시장의 가장 큰 테마로 떠올랐던 인터넷주들이 투자자들의 관심밖으로 멀어진 상황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또다른 대안으로 선호되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아직은 초기단계로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진출 현황=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진출하는 방법은 기존 사업분야를 유지하면서 관련 기업 인수 및 출자를 통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아예 주사업분야를 옮기는 기업들도 있다.
사적화의가 진행중인 한국디지탈라인은 최근 음반, 영상물,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유통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며 다음달 30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엔터테인먼트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가오닉스도 주사업분야를 엔터테인먼트로 옮기고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기라정보통신, 다음커뮤니케이션, 네오위즈 등은 출자를 통해 관련 기업을 계열사로 편입시킨 사례다.
기라정보통신은 지난 29일 영화 ‘친구’의 제작사인 JR픽쳐스의 지분 42.5%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JR픽쳐스를 통해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달 13일 JYP엔터테인먼트를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JYP엔터테인먼트는 가수 박진영이 설립한 음반기획사로 박지윤과 량현량하 등의 가수들이 소속돼 있다. 네오위즈도 지난달 18일 자사 채팅사이트인 ‘세이클럽’의 게임 서비스 강화를 위해 게임 개발회사인 엠큐브를 인수했다.
이밖에 로커스홀딩스, 예당, 대원C&A홀딩스 등은 엔터테인먼트사업을 주사업분야로 영위하면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경우다.
◇진출 기업 늘어날 전망=전문가들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거대 기업이 없어 진입이 용이하고 소위 ‘대박’산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앞으로도 이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승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들은 비제도권에서 제도권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수후개발(A&D)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며 “특히 애니메이션 등의 분야에 정부지원까지 이뤄지고 있어 이 분야에 들어오려는 기업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에는 신중해야=전문가들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초기단계긴 하지만 게임, 영화 분야에서는 점차 메이저 업체가 등장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음반시장의 경우도 4000억원 내외의 정체된 시장으로 이를 많은 기업들이 배분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창권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한류열풍’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 수익성에 대한 검증은 끝나지 않았다”며 “따라서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는 개별 기업의 사업수행능력 등을 신중히 고려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