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게임명가>(12)리맨코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다.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리맨코(대표 임호식)는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더 많이 알려진 아케이드 게임개발사다. 91년 설립된 이 업체는 국내시장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 결과 이같이 판단하고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해 왔다.

 임호식 사장은 국내 아케이드 시장이 성장하면서 많은 개발사들이 생겨나고 대부분이 일본 게임을 모방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출혈 경쟁을 벌이자 해외시장을 공략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이런 전략을 세운 리맨코가 처음 타깃으로 설정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아케이드 게임산업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특유의 문화 때문에 외국업체들의 접근이 어려운 실정이지만 철저한 현지화 작업이 뒷받침될 경우 충분히 성공할 것으로 확신을 가졌다. 리맨코는 ‘중국형 게임’ 개발이라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임호식 사장 및 개발진들은 중국을 수차례 방문했으며 또 관련 시청각자료를 수집하는 등 현지화 게임의 개발에 나섰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개발된 게임이 99년 출시된 ‘영웅전설’이다.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서 개발된 이 게임은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 배경에서부터 캐릭터의 의상 심지어 등장 캐릭터들의 움직임까지 중국인 취향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웅전설은 회사의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지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으나 제품이 수출될 시점에 중국 정부에서 게임장 영업 단속 및 수입 제재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 업체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와 자신감을 얻었다.

 리맨코는 영웅전설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번째 타깃 시장으로 북미·유럽 등을 선정하고 새로운 게임 개발에 나섰다. 또 한번의 현지조사, 자료수집 및 기획의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최근 ‘해피헌터’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서구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건슈팅 게임으로 역시 현지 취향에 맞도록 개발했다. 이미 해외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게임의 출시를 앞두고 다수의 유럽업체들로부터 현지 유통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리맨코의 이런 성과는 단순한 기획과 마케팅을 통해 얻은 것이 아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케이드 게임기술에 관해서는 기술력을 자부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 회로 설계기술’은 여타 회사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리맨코는 아케이드 게임보드인 ‘파워시스템2’를 개발했다. 100% 자체기술로 개발된 이 보드는 비록 2D보드라는 단점이 있지만 회로의 고집적화를 통해 제품의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게임의 필수요건인 그래픽이 뛰어나다. 비디오처리부(VDP)에 신호 고속처리를 위한 알고리듬 내장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리맨코는 2D에 그치는 파워시스템2의 기능을 향상시켜 3D 네트워크 보드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작업이 진행중이며 곧 출시될 예정이다.

 자체적인 하드웨어 기반 기술과 시장에 대한 확실한 전략을 갖고 있는 리맨코가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