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채권금융기관들이 정상화방안을 받아들임에 따라 하이닉스는 유동성 위기라는 발등의 불을 끄게 됐고 이제부터는 경쟁력 강화 작업에 본격 나설 수 있게 됐다.
일단 그동안 삼성전자·마이크론 등에 뒤처진 256·512M D램을 빨리 시장에 내놓고 선도기술 개발에 우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메모리반도체 개발 및 파운드리사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번 정상화방안에는 노후설비 매각 등을 포함, 총 2조6000억원의 추가 자구계획이 전제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노력은 계속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D램시장 경쟁력 제고=하이닉스는 당초 계획대로 미국 유진공장의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준비중인 256M DDR SD램을 오는 12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유진공장은 최근 발표한 블루칩 기술을 적용, 0.15미크론급의 생산라인 구축이 완료단계에 있으며 임시 해고됐던 직원들도 재고용, 생산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또 삼성전자가 먼저 512M DDR SD램을 출시한 상황이어서 하이닉스도 이에 대응한 제품 출시를 앞당길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D램 시장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일단 주력은 128M와 256M로 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 영업 및 마케팅력을 이에 집중할 계획이다.
◇비메모리 다각화=D램에 비해 수익성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비메모리 분야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주력인 마이크로컨트롤러(MCU)·LCD구동IC(LDI) 등 외에도 내장형(임베디드) MCU 등으로 품목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또 TSMC·UMC 등 주요 파운드리 전문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선 만큼 표준공정의 파운드리 주문량이 확대되는 것으로 보고 해외 마케팅력을 배가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현재 중국에 노후설비 매각과 함께 새롭게 비메모리 전용라인 계획을 수립, 0.18미크론급 이하의 파운드리 공정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자구노력 지속=올해말까지 8850억원, 내년중 1조7150억원 등 총 2조6000억원의 자구계획을 내놓은 만큼 이를 지속할 것이다. 이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내역은 웨일스 공장과 가남연구소의 매각대금 1000억원과 400억원, 반도체시설 5000억원, 모듈라인과 유틸리티 매각이 각각 400억원과 1200억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략적 유치금으로 밝힌 5000억원은 대만·중국 등의 업체와 라인매각 및 투자유치를 통해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유동성 확보는 물론 신규투자를 통해 선도기술을 개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과의 경쟁력을 증가시킨다는 방침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